요미우리신문 분석…"아베파, 기시다의 정책수정 추진에 경계"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자민당이 2009년 민주당에 내줬던 정권을 탈환한 지 10년이 됐다.
자민당은 2012년 12월 16일 실시된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압승하며 재집권에 성공했다. 아베 신조 당시 자민당 총재는 5년 3개월 만에 두 번째 총리직에 올랐고, 2020년 9월까지 국정을 주도하며 이른바 '아베 1강' 시대를 열었다.
이후 총리직은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로 이어졌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아베 전 총리가 올해 7월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자신만의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이 지난 10년간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과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통해 안보 정책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정권 시절보다 당내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자민당에서 현재 최대 파벌은 수장이 사라진 아베파다.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기시다파는 모테기파나 아소파보다 의원 수가 적다.
기시다 총리는 최근 안보 문서 개정 과정에서 향후 대폭 늘어날 방위비 재원으로 증세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가 당내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은 증세에 반대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되자 "파면돼도 어쩔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아베파 소속 각료와 자민당 간부도 증세 방침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했다.
요미우리는 "아베 정권 시절에는 당내에서 공공연히 다른 소리를 낸 의원이 비난을 받는 일이 자주 있었다"면서 "기시다 총리는 당내 기반이 (아베 전 총리보다) 현격히 약해 변화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기시다 총리는 안보 문제를 일단락한 만큼 내년에는 자신의 간판 경제 정책인 '새로운 자본주의'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가 2013년 중앙은행인 일본은행과 함께 발표한 공동 성명을 개정할 방침을 굳혔다고 17일 전했다.
물가 상승률 2% 조기 실현을 목표로 삼은 이 성명은 일본은행이 그동안 대규모 금융완화와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한 근거가 됐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노선을 걷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요미우리는 "아베파를 중심으로 아베노믹스 수정에 대한 경계감이 강해지고 있다"며 "기시다 총리는 금융완화를 고수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후임자 인선 등에서 독자적인 색을 내면서 자민당도 통치하는 수완을 발휘해야 한다"고 짚었다.
자민당의 재집권으로 다시 야당이 된 민주당은 이합집산을 거듭해 야권이 전반적으로 약해졌다고 요미우리는 평가했다.
민주당은 2016년 3월 유신당과 통합했으나, 이후 분열과 통합을 반복했다. 지금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으로 나뉘어 있다.
안보 문서 개정에 대해 입헌민주당은 강하게 반대하고, 국민민주당은 대체로 동의하는 등 두 당은 정치적 지향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입헌민주당 이즈미 겐타 대표는 지난 16일 "안정감 있는 당을 만들어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겠다"며 정권 교체를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는 "정권을 내준 뒤 민주계가 걸어온 길은 안정감 있는 야당과는 거리가 있다"며 "다시 일어설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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