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차, 춘제 전후로 2·3차 파동…제로 코로나 정당성 부정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제로 코로나' 철통 통제를 푼 중국이 올겨울에 3차례의 파동을 겪을 것이라고 우쭌유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 전문가가 밝혔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쭌유는 현재 1단계 파동이 진행 중으로 내년 1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같은 달 21일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기점으로 2차 파동이, 귀성객이 거주지로 복귀하는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3차 파동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달 하순 중국 전역의 동시 다발성 반(反) 제로 코로나 시위에 놀란 중국 당국이 이달 들어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급전환하면서 코로나19 감염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1단계로 진단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7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2천97명이며 사망자는 없었다고 발표했으나, 이를 믿는 중국인은 거의 없다.
외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주요 도시의 코로나19 확진자용 화장장에 시신 화장 요구가 몰려 24시간 완전가동하고도 모자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감염을 우려한 화장 시설의 버스 운전사와 직원들이 병가를 내는 등 업무를 기피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하고 있다.
로이터는 익명의 화장시설 직원을 인용해 "지금은 영구차를 예약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개인 차량으로 시신을 운반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춘제를 계기로 수억 명의 고향 방문과 이들의 거주지 복귀에 따른 2, 3차 파동이 예상되며 이 기간에 상상을 초월할 수준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우쭌유는 주문했다.
의료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들도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때 빠른 속도의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사망자 급증을 겪었던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의 상황은 이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중국 내 노인 등 취약 계층의 백신 접종률이 낮고 중국이 '애국주의' 차원에서 고집해온 시노팜·시노백 백신의 효능이 낮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홍콩대 연구진은 위드 코로나로 중국 본토에서 100만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미국 예일대 연구진은 중국인 14억명 중 60%인 8억명이 감염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그러나 중국은 공식적인 통계를 감추는 등 '조작' 움직임을 보인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19일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를 보면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추정을 낳게 한다"고 짚었다.
통신은 중국 당국의 이런 태도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치적인 의도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2019년 겨울 '우한 폐렴'으로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받는 상황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팬데믹(대유행) 이후 3년여 중국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가장 잘 막아낸 우월한 체제의 국가라고 '선전'해왔으나, 이를 부정당하는 상황에서 통계 조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팬데믹 초기 우한 폐렴을 '악마'로 상징화한 뒤 그에 맞서 싸우겠다는 강한 의지로 제로 코로나를 외쳐왔으나, 현재 상황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기에 불과하다면서 위드 코로나 정책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실정이다.
블룸버그는 폭증하는 코로나19 사망자 물결이 그동안 중국 당국이 시행해온 제로 코로나 정책의 정당성을 약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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