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때 정점 찍고 안정" 전망…"집단감염까지 갈 길 멀어" 지적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방역 완화 이후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지만, 중국의 방역 전문가들은 정점의 시기가 임박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19일 저장일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방역 전문가인 리란쥐안 공정원 원사는 지난 17일 항저우에서 열린 국제 바이오테크 대회에 참석해 "방역의 최후 승리가 눈앞에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이 머잖아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를 불안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며 "감염되면 발열과 인후통 등 증상이 있겠지만 통상 4∼5일이 지나면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장원훙 국가전염병의학센터장도 18일 광둥성 공중보건 포럼에서 "이번 코로나19 파동의 정점은 한 달 내에 올 것"이라며 "3∼6개월이 지나면 코로나19가 진정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전면적인 확산에서 계절적, 국지적 유행으로 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독성이 더 강한 코로나19 변이의 출현 가능성이 작고, 인간의 면역력은 갈수록 증강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중국은 코로나19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감염병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중난산 공정원 원사는 지난 15일 개최된 '중국 대학 방역 토론회'에서 "내년 초에는 더 개방적이면서 밝고 낙관적인 활기찬 사회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조기 진정 가능성을 피력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보리 공정원 원사 역시 "내년 1월이나 2월에 코로나19의 정점이 온 뒤 점차 진정될 것"이라며 "이후에도 감염자는 나오겠지만, 엄중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우쭌여우 전염병학 수석 전문가는 현재의 코로나19 확산을 1차 파동으로 보고, 춘제(春節·중국의 설·내년 1월 22일) 무렵 2차 파동, 귀성객들이 복귀하는 내년 2월 말부터 3월 중순 3차 파동이 나올 것으로 봤다.
방역 전문가들에 따라 정점 예측은 다소 다르지만, 내년 춘제를 고비로 중국의 코로나19가 진정세로 돌아서고, 상반기 중에는 코로나19 이전 상황을 회복할 것이라는 데는 대체로 인식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관변 언론인 후시진은 18일 웨이신(위챗)에 올린 글에서 "베이징은 가장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차오양구 3급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말에 따르면 지난 10일 하루 481명으로 폭증했던 발열 환자가 17일 281명으로 감소했다"며 "발열 환자 감소 추세가 뚜렷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절반 이상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의사들이 완치돼 복귀하고 있다고 한다"며 "의료 자원 부족의 정점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또 "주위의 어린이와 노인들이 많이 감염됐지만, 대부분 집에서 약을 먹으며 발열기를 무사히 넘겼다"며 "코로나19 감염은 계속되고 있지만, 상황이 호전됐고 약품 부족도 완화됐다"고 적었다.
이런 낙관적인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과 반론도 적지 않다.
충분한 의료 대응 체계를 갖추지 않은 채 전격적인 방역 완화로 전환하면서 발생한 혼란이 쉽게 멈추지 않을 수 있고,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의료 자원, 여전히 낮은 고령층의 백신 접종률이 코로나19 극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한 의사는 "집단 감염과 집단 면역을 거쳐야 코로나19 정점을 논할 수 있는데 3년간 유지한 제로 코로나로 인해 중국의 집단 감염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며 "일시적 정점이 지날 수는 있겠지만, 일찌감치 위드 코로나를 선택한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몇 차례 큰 파동을 겪어야 비로소 진정 국면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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