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우크라전 참전 압박 거세질 듯"…양국 연합지역군 10월 창설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벨라루스 연합지역군의 일원으로 벨라루스에 배치된 러시아군이 대대 규모의 전술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국방부가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군의 훈련 계획 발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벨라루스를 방문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
인테르팍스·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 국방부는 성명에서 "벨라루스내 연합지역군 소속 러시아 군인들의 전투 준비가 아주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전술훈련을 실시한 뒤 부대의 전력과 전투태세에 대한 최종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벨라루스 내 어느 지역에서, 구체적으로 언제 훈련이 실시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 10월 중순 우크라이나·폴란드 접경의 정세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와 함께 연합지역군을 창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러시아는 자국 서부군관구 소속 병력 등 최대 9천명을 연합지역군에 합류시키기 위해 벨라루스로 파견한 뒤 훈련을 계속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달 벨라루스 훈련장에서 러시아 서부군관구 소속 전차 부대, 포대, 통신대, 전자전 부대, 공병대 및 의무대 등이 훈련했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지난주에는 3대의 러시아 군용기와 1대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벨라루스에 배치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벨라루스군도 지난 13일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군 전투 준비태세 점검 훈련을 벌였다. 벨라루스군은 지난 10월에도 전투태세 점검을 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이날 벨라루스를 방문하는 푸틴 대통령이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상공격에 벨라루스군이 합류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세르히 나예프 우크라이나 통합군 사령관은 "(러·벨라루스)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공격과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벨라루스군의 보다 깊은 개입, 특히 지상군 개입 등의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발레리 잘루즈니는 지난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 "러시아가 이르면 내년 1월에 (우크라이나) 동부, 남부와 벨라루스 방면에서 대규모 공격을 개시하기위해 20만명의 새로운 병력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1990년대 말부터 '연합국가'(Union State) 창설을 추진하며 동맹 이상의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벨라루스는 지난 2월 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에서 자국 내 군사기지를 제공하는 등 러시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해 진격한 러시아군도 벨라루스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들어 강화된 러시아와 벨라루스군의 훈련 활동이 우크라이나군의 전력과 관심을 벨라루스 접경지역으로 분산시켜 다른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하려는 전술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서방 국가들의 강력한 경제 제재를 자초할 참전 카드를 벨라루스가 직접 꺼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