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복, 존경의 표시" vs "또다른 스포츠워싱"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카타르의 군주(에미르)인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가 18일(현지시간) 2022 월드컵 시상 무대에 오른 리오넬 메시에게 아랍 의상을 입혀준 것을 놓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사니 군주가 메시에게 수여한 검은색 의상은 '비시트'(bisht)로 불리는 아랍의 전통 의상이다.
비시트는 아랍에서 왕이나 성직자 등 신분이 높은 사람이 예복으로 입는 의상이다.
이에 따라 아랍권 소셜미디어에서는 존경의 표시로서 비시트를 수여한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서구권에서는 이번 월드컵 개최와 관련해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 등 적잖은 논란을 일으킨 카타르의 또 다른 스포츠워싱(sportswashing)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스포츠워싱이란 스포츠 정신과 경기가 주는 감동을 이용해 인권 탄압 같은 비행을 덮고 이미지를 세탁하는 것을 지칭한다.
축구 선수 출신의 BBC 방송 진행자인 게리 리네커는 비시트 때문에 메시가 입은 국가대표 유니폼이 가려진 것은 "딱한 일"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월드컵 역사의 위대한 순간을 망친 기이한 행위"라며 "메시가 입은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 대표팀의 상징적인 청백 줄무늬유니폼이 실내용 여성 가운 같은 옷으로 가려진 것은 애석한 일"이라고 더 혹독한 평가를 했다.
그러면서 "존경의 상징으로 비시트를 수여한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메시가 비시트를 입게 된 뒤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해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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