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외교관료 "이란 미성년자 사형 중단에 적극 개입"

입력 2022-12-19 20:21  

스위스 외교관료 "이란 미성년자 사형 중단에 적극 개입"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른바 '히잡 시위'를 강경 진압해 인권침해 논란을 부른 이란이 시위에 동참했던 미성년자에 대한 처형을 최근 보류했으며 이 과정에 스위스가 외교 채널을 통해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리비아 뤼 스위스 외교부 사무차관은 18일(현지시간) 현지 신문 존탁 차이퉁과 인터뷰에서 "이란이 시위에 참여했던 미성년자를 처형하려고 했지만 집행되지 않았고, 이는 스위스가 개입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뤼 차관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주 테헤란 스위스 대사를 지낸 바 있으며 현재는 연방 외교부 사무차관이자 대(對) 유럽연합(EU) 협상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란과 외교관계를 유지해온 중립국 스위스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란과 단교한 국가들의 소통 채널 역할도 맡고 있다.
뤼 차관은 "우리는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 집행이 용납될 수 없으며 즉시 중단돼야 한다는 뜻을 이란에 분명히 전달했다"면서 "이런 뜻대로 이란에서는 사형 집행이 보류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위스가 서방 국가들의 제재 흐름에 동참할 때는 항상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그는 "스위스는 전 세계의 평화 구축에 공헌하고 있다는 점을 헌법에 명시한 나라"라며 "스위스가 외교 업무를 좋게 유지하려면 신중하게 여러 방면에서 외교적 접촉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연방 의회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진 사실이 알려진 후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했다.
이란 정부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은 지난달 유엔이 파악한 규모를 기준으로 300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과 어린이, 변호사, 언론인 등 평화롭게 시위하던 이들 수천명이 체포됐다.
이란 당국은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지난달 13일 시위 참가자 모센 셰카리(23)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고, 지난 12일에도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23)를 공개 처형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달 이란 정부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이기로 결의했지만 이란 정부는 조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prayer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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