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CMP "빅테크 때리기→지원 선회 시사"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지도부가 '빅테크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이롄훙 저장성 서기가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 회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고 저장일보 등 현지 매체가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서기는 전날 저장성 항저우 소재 알리바바 본사를 찾아 "규범적 발전의 모범적인 학생이자 혁신적 발전의 선도자, 융합 발전 서비스 사업의 지탱자가 돼달라"고 당부했다.
이 서기는 2년 전 알리바바가 반독점 조사를 받은 이후 처음으로 알리바바를 찾은 중국 고위 관리다.
그의 방문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15∼16일 베이징에서 열린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빅테크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 이뤄졌다.
이 때문에 이 서기의 알리바바 방문은 중국이 지난 2년간 지속해온 '빅테크 때리기'에서 '지원'으로 선회하는 것을 보여주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서기의 알리바바 방문은 중국 지도부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정책 변화 신호를 발신한 직후 이뤄진 것"이라며 "빅테크 기업에 대한 지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지도부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국영 기업과 민간 기업에 대한 동등한 대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민간 경제의 지원과 민간 기업의 재산권·이익 보호를 약속했다"고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가 보도한 바 있다.
특히 회의 보도문은 현대화 산업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면서 "디지털 경제를 힘껏 발전시키고, 플랫폼 기업이 발전을 주도하고 고용을 창출하며 국제 경쟁에서 큰 활약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작년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거론돼 '빅테크 때리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해석을 낳게 했던 '반독점 및 반부당경쟁'에 관한 언급은 올해 회의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SCMP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경제 성장 주도, 일자리 창출, 국제적 경쟁에서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도록 빅테크에 요청했다"며 "빅테크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가 거의 끝났음을 알리는 가장 강력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은 2020년 10월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이 상하이에서 열린 포럼에서 당국의 핀테크 규제를 비판한 이후 대대적인 규제를 통해 '빅테크 길들이기'에 나섰다.
지난해 알리바바에는 182억 위안(약 3조4천억 원)의 반독점 과징금이 부과됐고, 생활 서비스 플랫폼인 메이퇀도 34억 위안(약 6천300억 원)의 과징금을 물었다.
지난 6월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은 작년 한 해 총 175건의 반독점법 위반 사례를 적발, 235억9천만 위안(약 4조4천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규제 여파로 실적이 악화한 중국 거대 기술기업들이 대대적인 감원에 나서면서 청년 실업률이 치솟는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한 중국 경제가 더욱 큰 타격을 받았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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