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벨라루스 정상회담…벨라루스 흡수 합병설에 "의미없다" 부인
양국 합동 훈련 등 군사 협력 강화키로…서방 제재 공동 대응 강조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회담했으나 관심을 모았던 벨라루스의 우크라이나 참전설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두 정상은 서방의 제재에 맞선 양국 간 결속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벨라루스 흡수 통합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러시아는 어느 나라도 흡수할 뜻이 없다. 이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적들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통합을 막고 싶어한다"며 이 같은 관측을 악의적 루머라고 일축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1990년대 말부터 '연합국가'(Union State) 창설을 추진하며 동맹 이상의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을 위해 자국 내 군사기지를 제공했으며 최근에는 고전 중인 러시아를 돕기 위해 참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벨라루스 국내에서는 러시아가 결국 자국을 흡수 통합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이런 부정적 여론을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안보 보장이 양국 모두에게 우선 순위임을 강조하며 군사 분야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양국 안보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공동으로 취하기로 했다"며 정기 합동 군사 훈련 및 기타 작전 행사 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가 핵무기 탑재용으로 개조된 벨라루스 공군기 승무원에 대한 훈련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두 나라를 세계 시장에서 고립시키려는 비우호적 국가의 제재 압력에 함께 맞서고 있다"며 "우리는 불법적 제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조율하고 있고, 이를 상당히 자신 있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 혼자서 독립을 지킬 수 없다. 러시아는 우리가 없어도 되지만, 우리는 러시아가 없으면 안 된다"며 푸틴 대통령의 협력 의지에 화답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 모두 발언에서도 동맹 관계를 거듭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를 "진정한 의미에서의 동맹"으로 칭했고, 루카셴코 대통령은 양국 관계 강화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대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는 벨라루스의 우크라이나 참전설을 비롯해 전쟁과 관련한 발언이 거의 없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회견에 참석한 기자들 역시 관련 질문을 하지 않았다. 대신 전날 열린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후반전 2대 2 상황에서 시작해 연장전까지 경기를 시청했다"고 말했다. 전날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경기 후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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