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를 잡기 위해 앞으로도 0.5%포인트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빅스텝)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루이스 데긴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가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데긴도스 부총재는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유로존 물가가 중기 목표치인 연 2%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때까지는 ECB가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 나온 조치로는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충분치 않다면서 0.5%포인트 정도의 속도로 금리를 올리는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디미나스 심쿠스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총재도 이날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을 향해 돌아가고 있을 뿐 중립금리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면서 ECB가 내년 2월에 또다시 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을 부추기지도 않고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일으키지도 않는 수준의 정책금리를 말한다.
ECB 이사인 페테르 카지미르 슬로바키아 중앙은행 총재 역시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경제의 일시적인 둔화로는 물가 상승세를 잡는데 충분하지 않다면서 이는 기준금리를 지금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ECB는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2.00%에서 2.5%로 0.5%포인트 인상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했지만, 금리 정상화 기조는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ECB는 당시 "물가 전망이 상당히 상향조정됨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기준금리는 물가가 중기 목표치인 2%로 적시에 복귀하기 위해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이 될 때까지 아직 꾸준한 속도로 상당히 인상돼야 한다는 게 정책위의 판단"이라고 소개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금리 인상 결정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가 여전히 상당히 꾸준한 속도로 인상돼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0.5%포인트 인상은 상당한 기간 예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지난 7월 2011년 7월 13일 이후 11년 만에 처음 빅스텝을 감행한 데 이어 지난 9월과 10월 두 차례 연속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지난 15일에 다시 0.5%포인트 인상으로 복귀하면서 4회 연속 금리를 올렸다.
지난달 유로존 소비자물가(속보치)는 1년 전보다 10% 뛰어 전달(+10.6%)보다 상승 폭이 다소 둔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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