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2.46% 급락…코로나 악재 겹친 中증시도 1%대 하락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20일 그동안 고수해왔던 통화완화 정책을 기습적으로 일부 수정, 사실상 금리 인상에 가까운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이날 전장 대비 0.28% 오른 상태로 오전장을 마쳤지만, BOJ의 정책 수정 여파로 오후장 들어 급락하면서 2.46% 급락한 26,568.03에 마감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BOJ는 그동안 10년물 국채 금리가 0.25%를 넘지 않도록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방식의 금융완화 기조를 지속해왔다.
하지만 BOJ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선을 기존의 2배인 0.5%로 올렸다.
BOJ는 이번 조치가 양적완화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초저금리 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전 토대를 마련하는 작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장기 금리는 그동안 상한선인 0.25%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어 이번 조치는 사실상 금리 인상에 해당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보도했다.
게다가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그동안 "2% 물가 상승이라는 목표 실현을 향해 필요한 시점까지 금융완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혀왔고 시장에서는 내년 4월 구로다 총재의 퇴임 즈음에야 정책 수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만큼 시장의 충격이 컸다.
그 여파로 이날 엔화 가치가 급등하고 국채 금리도 뛰었다.
이날 137엔 선 위에 있던 엔·달러 환율은 정책 발표 후 급락해 장중 한때 8월 이후 최저인 132엔대로 떨어졌다.
엔화·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DXY)도 이날 장중 103.961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104선을 회복한 상태다.
0.25%였던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도 2015년 이후 최고치인 장중 0.46%까지 치솟았다.
일본의 금융완화 정책이 세계적으로 차입비용을 낮추는 데 간접적으로 기여한 측면이 있는 만큼, 이날 다른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시스템 붕괴 우려까지 겹친 중국에서는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가 각각 1.07%, 1.20% 하락 마감했다.
한국시간 이날 오후 4시 10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1.68%,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2.42% 떨어진 채 거래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코스피가 0.80% 떨어진 것을 비롯해 호주 S&P/ASX 200 지수, 대만 자취안지수도 각각 1.54%, 1.82%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