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원자재 가공산업 육성 위해 수출 금지 늘릴 것"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예고대로 내년 6월부터 보크사이트 수출을 금지한다.
21일 안타라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성명을 통해 "국내 보크사이트 가공·정제 산업을 장려하기 위해 내년 6월부터 보크사이트 원광 수출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정부는 국내 천연자원 가공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원자재 수출은 계속해서 감소할 것이며 인도네시아에서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한 산업은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크사이트는 알루미늄 원재료 광물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도네시아의 보크사이트 생산량과 매장량은 세계 6위 수준이다.
또 보크사이트 수출액 기준으로는 세계 2위다. 인도네시아 국내에 보크사이트 제련소가 2기에 불과해 생산되는 보크사이트의 95% 이상을 수출한다.
이 때문에 보크사이트 생산업체들은 국내에 제대로 된 제련 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수출을 금지하는 데 대해 반대한다.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는 2023년까지 9기의 보크사이트 제련소가 완공돼 총 11기의 제련소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보크사이트 수입에서 인도네시아 비중이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수출 금지 정책으로 전 세계 보크사이트 원광 가격이 올라가면 피해를 볼 수 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는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원광 형태의 수출 금지를 확대하고 있다.
2020년부터 니켈 수출을 금지하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석탄과 팜유 수출을 일시적으로 금지하기도 했다. 또 보크사이트와 구리, 주석의 수출 금지도 예고한 상태였다. 원광 형태로 직접 수출하기보단 국내에서 정제·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관련 산업도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가 니켈 수출을 금지하자 많은 해외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제련·정련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LX인터네셔널, 포스코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에서 원광을 채굴해 제련과 정련을 거쳐 전구체-양극재-배터리셀 생산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벨류체인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SK온도 국내외 배터리 소재기업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니켈 중간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은 인도네시아의 니켈 수출 제한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을 위반했다며 제소했고, WTO도 EU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항소하겠다며 광물 수출 제한 조치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조코위 대통령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니켈 수출 금지 정책을 통해 니켈 산업을 발전시켰고, 니켈 제품 형태로만 수출하면서 수출액도 20배 넘게 늘어났다며 "국가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조금 미쳐야 한다. 이전처럼 원자재만 수출하는 대신 다른 나라들과 싸우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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