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방역완화 베이징이 주도…보건전문가 인리 서기 영향"

입력 2022-12-21 17:37   수정 2022-12-22 08:28

"中 방역완화 베이징이 주도…보건전문가 인리 서기 영향"
홍콩 매체 "인리, 지도부 신임 속 과감한 방역완화 추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코로나19 확산에도 속도를 내는 중국의 방역 완화를 베이징이 주도하고 있다고 홍콩 매체 성도일보가 21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수도 베이징이 중국의 방역 완화 전면에 나서고 있다"며 "지난 19일에도 식당 완전 정상화, 각종 행사·대규모 회의·교육의 재개, 업무 및 생산 현장 조속 복귀 추진 등 추가 방역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은 당시 7일 동안 자가 격리한 코로나19 감염자의 체온이 정상이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나 신속 항원 검사 결과와 관계없이 출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직장별 출근자 비율 제한, 외지인들에 대한 사흘 연속 PCR 검사와 공공장소 종사자들이 정기적으로 PCR 검사를 받던 규정도 폐지했다.
최근 베이징에서 코로나19 감염자와 코로나19 감염 의심 사망자가 급증하는 데도 이런 조처를 내놓은 것은 '제로 코로나' 시행 때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쩡광 전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유행병학 수석 과학자는 최근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연례 회의에서 "방역 완화의 구체적인 조치는 베이징이 솔선해서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오미크론의 특성에 근거해 최근 유행하는 코로나19를 통상적인 호흡기 전염병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것이 베이징시의 명확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의 과감하고 일관된 방역 완화는 수장이 공중 보건 전문가 출신인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성도일보는 전했다.
인리 베이징 서기는 산둥대 의대를 졸업한 뒤 러시아 의학과학원에서 위생 경제를 공부한 공중 보건 전문가로, 중국 지도부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보건부 판공처 주임,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 국장,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위원회 부주석,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부주임을 지낸 뒤 쓰촨성장, 푸젠성 서기를 거쳐 지난달 13일 베이징 서기로 자리를 옮겼다.
인리 서기는 지난달 말 베이징 등에서 '제로 코로나'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발생하자 이달 6일 베이징시 방역 회의를 주재해 "방역 정책은 과학적이고 정밀해야 하며 시기와 형세에 따라 최적화하고, 시민의 이해와 지지, 협력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엄격한 방역 통제 정책인 '제로 코로나'에 익숙했던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중앙의 방역 완화 조치에도 소극적이었으나 지도부의 인정을 받는 보건 전문가의 주도 아래 수도 베이징이 '총대'를 메고 나서자 점차 지난 3년간 유지해온 '방역 철벽'을 걷어내고 있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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