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열차 타고 폴란드 이동해 美 군용기로 워싱턴行

입력 2022-12-22 00:47   수정 2022-12-22 11:16

젤렌스키, 열차 타고 폴란드 이동해 美 군용기로 워싱턴行
철통 보안 속 방미…전투기 호위 등 특별보호조치 가능성
백악관 행사 13시간전에야 방미 공식발표…美 "안전 긴밀협력"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러시아와 전쟁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극비리에 추진됐으며 극도의 보안 속에서 진행되는 모습이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 300일 만에 처음으로 전장을 비우고 8천Km 정도 떨어진 워싱턴 DC를 찾는 상황을 고려해 나온 조치다.
당장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한 공식 발표도 21일 새벽 1시(미 동부시간)에 이뤄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환영식(오후 2시)을 13시간 남겨두고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동시에 미국 방문을 확인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에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한 뒤 오후 4시 30분에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 또 오후 7시 30분께는 미국 의회에서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 곧바로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귀국 일정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방문 논의도 철통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1일 통화 때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 가능성을 처음으로 논의했으며 3일 전인 18일에야 최종 확정됐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그 사이 약 일주일간 양측은 미국 방문 성사에 필요한 보안 상황 등에 대해 공동으로 협의를 진행했으며, 신변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되자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을 그대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논의는 미국 정부 및 의회 내의 극히 일부 인사에만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동 경로나 방식은 아직 알려진 것은 없는 상태다.
그는 출발 직전인 20일에는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를 찾았다.
10개월 만에 전장을 처음으로 비우는 만큼 격전지 전황을 최종적으로 살피는 한편, 장병들을 격려하고 미국 방문을 위해 이동한 것으로 유추된다.
다만 그가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어떻게 나왔는지는 공식적으로는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에 인접한 폴란드 프세미실 기차역에서 이동하는 모습이 현지 언론인 TVN24 카메라에 잡혔다.
그는 기차를 뒤로 하고 경호를 받으면서 걸어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탑승했다.
이 자리에서는 브리지트 브링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도 목격됐다.
TVN24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인근 르제스조우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워싱턴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나와 폴란드에서 미국으로 이동할 때는 미국 군용기를 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행할 때 미국 전투기의 호위 등 특별조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 관리는 CNN 방송에 "미국 군용기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워싱턴DC로 데려오는 데 관여돼 있다"면서 "미국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우크라이나 밖으로 데려오고 다시 귀국하는 것과 관련한 보안상 조치에 개입돼 있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우리는 젤렌스키 대통령 및 대통령 직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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