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총액 1조원…개인 9명·법인 7곳 신규 공개
(세종=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관세청은 수입 물품에 대한 고액의 관세·내국세 등을 상습 체납한 249명의 명단을 관세청 누리집에 공개했다고 23일 밝혔다.
관세청은 관세법에 따라 2억원 이상의 관세·내국세 등 관세청 소관의 세금을 내지 않은 뒤 1년이 지난 체납자의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4월 고액·상습 체납자 275명에게 명단 공개 대상자라는 사실을 안내하고 소명 기회를 들은 뒤 이달 관세정보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총 249명의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들의 체납액은 1조7억원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공개 인원은 12명, 체납액은 23억원 줄었다.
개인이 176명(8천418억원), 법인이 73곳(1천589억원)이었다.
체납액이 가장 많은 개인은 농산물 무역 개인 사업자인 장모(67)씨로 체납액은 4천483억원이다.
장기간 타인 명의로 참깨를 수입해 관세 등을 추징당했던 그는 2019년부터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가장 많은 관세 등을 체납한 개인이었다.
법인 중에서는 농산물무역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천하가 체납액 32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천하는 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한 다른 업체 명의로 고춧가루 혼합물을 반입 신고해 부당하게 과세보류 혜택을 본 사실이 들통나 추징을 당했다.
천하를 운영하는 유모(65)씨와 김모(62)씨 부부도 법인의 2차 납세의무자로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모씨 체납액이 224억원, 유모씨의 체납액이 140억원이었다.
권모(52·263억원)씨는 위스키 등 양주를 수입하면서 물품 가액을 실제 가격보다 낮게 허위신고해 관세 등을 포탈한 뒤 추징당했다.
새롭게 명단이 공개된 개인은 9명, 법인은 7곳으로 이들의 체납액은 총 345억원이었다.
개인 중에서는 정모(63)씨가 32억원을 체납해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자신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조나단피셔리가 32억원을 체납한 데 대해 2차 납세의무자로서 신상이 공개됐다.
조나단피셔리는 러시아산 냉동 명태에 대해 부당하게 세금을 감면받았다가 추징당했다.
법인 중 최고 체납액은 수입유통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제이엘가이드(143억원)였다.
제이엘가이드는 중국에서 전자담배 니코틴 용액을 수입하면서 줄기에서 추출된 니코틴인 것처럼 허위신고해 개별소비세를 포탈한 뒤 추징세액을 내지 않았다.
이 회사의 대표자인 정모씨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멜센스(38억원)도 새롭게 공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체납자 구간별로 보면 체납액이 5∼10억원에 해당하는 개인과 법인이 100명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체납액이 100억원 이상인 경우가 11명으로 이들의 체납액은 총 7천184억원이었다. 전체 체납액(1조7억원)의 72%에 해당한다.
관세청은 고액·상습 체납액 징수를 위해 명단 공개 외에 체납자 출국금지 요청, 신용정보기관에 체납자 정보 제공 등의 행정 제재를 하고 있다.
체납자 등에 대해 인허가 등을 제한하거나 기존 사업의 취소·정지를 요구할 수 있는 관허사업 제한은 올해 세제개편안에 포함돼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신고해 체납액 징수에 기여한 자에게 신고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포상금 지급의 최저 기준을 징수 금액 2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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