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국 연구진 "전세계 GDP 0.004% 들여 보존노력 기울여야"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지구 온난화로 2100년이면 남극의 황제펭귄이 사실상 멸종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최악의 결과를 예방하려면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이 필수라는 결론이다.
12개국 28개 기관의 국제 연구진은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PLOS)의 개방형 정보열람 학술지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에 22일(현지시간) 게재한 논문에서 2100년 남극 자생 동식물 65%가 멸종 위기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가장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동물이 황제펭귄이다.
현재 온난화 추세대로면 2100년 황제팽귄 집단서식지의 80%는 개체 수가 현재보다 90% 이상 감소, 사실상 멸종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황제펭귄은 키가 120㎝ 이상 자라는 대형 펭귄이다. 남극의 얼음판 위에서 암수 한 쌍이 돌아가며 알을 품고 먹이를 구하는 새끼 양육 방식으로 유명하다.
펭귄은 해마다 4∼8월이면 새끼 기르기에 전념하는데 온난화로 남극의 얼음이 줄어들거나 연중 너무 늦은 시기에 어는 경우, 혹은 얼음이 너무 이른 시기에 녹아버리는 경우에는 펭귄의 서식지가 좁아져 번식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고 개체 수가 줄어들게 된다.
황제펭귄뿐 아니라 아델리펭귄, 턱끈펭귄 등 다양한 남극 자생 동식물이 온난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남극의 자생종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연구진은 일단 2015년 파리 협정에 따라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미만으로 억제하는 경우 펭귄들의 생존 확률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간 2천300만 달러, 2100년까지 총액 19억2천만 달러 정도를 들여 '위험 관리 전략'을 도입하는 경우 남극 자생종 84%의 멸종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0.004%에 불과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한 남극에서 인간의 활동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기반시설 건설을 자제하는 방안, 외래종·외래 질병의 침입을 막는 방법 등으로도 동식물의 멸종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 주저자인 영국남극조사대의 재스민 리 박사는 CNN에 "남극에 찾아온 위협은 모두 남극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온 것들"이라며 "전세계의 기후변화 억제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지역마다 보존 노력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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