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서 미국인·캐나다인 살해 혐의로 19년 복역 후 가석방
인도에서도 21년 복역…무죄 주장하며 네팔 등 고소 계획 밝혀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1970∼1980년대 아시아에서 관광객 등을 살해한 혐의로 네팔에서 19년을 복역한 프랑스인 샤를 소브라즈(78)가 프랑스로 돌아온다.
23일(현지시간) 풀려난 소브라즈는 바로 네팔 카트만두 공항으로 이동했으며,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파리에 24일 도착한다고 AFP, AP 통신 등이 전했다.
소브라즈의 비행기 푯값은 친구에게 받았으며, 출국에 필요한 서류는 네팔 주재 프랑스 대사관이 마련해줬다고 소브라즈 측 변호인이 AP에 밝혔다.
그는 이날 비행기 탑승 전 감옥에서 풀려나 "기분이 아주 좋다"면서도 무죄를 주장하며 네팔 정부 등을 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브라즈는 AFP와 인터뷰에서 "네팔 지방법원, 고등법원,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판사가 나에게 편견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네팔 법원은 소브라즈가 1975년 미국인 관광객을 살해했다며 2003년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네팔에서 무기징역형은 20년형이다.
법원은 또 2014년 숨진 관광객과 동행한 캐나다인도 소브라즈가 살해했다고 보고 유죄를 선고하면서 그를 보안이 더 철저한 감옥으로 보냈다.
소브라즈 측 변호인은 건강상 이유로 가석방을 요구했고, 대법원은 그가 고령의 모범수인데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이를 수용했다.
네팔 대법원은 대신, 소브라즈에게 15일 안에 네팔을 떠나야 한다고 명령하면서 앞으로 10년간 네팔 입국을 금지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소브라즈는 네팔에서 수감 생활을 하기 전 1976년 인도 뉴델리에서 버스에 타고 있는 프랑스인 관광객들을 독살한 혐의로 21년간 감옥 생활을 했다.
1986년에는 교도관들에게 약을 먹이고 탈옥을 했다. 오래지 않아 붙잡힌 그는 후일에 다른 살인 사건으로 수배 중인 태국으로 송환될까 봐 형을 연장하려고 탈옥했다고 털어놨다.
인도에서 1997년 풀려난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지내다가 2003년 네팔로 다시 여행을 떠났고, 카지노에서 그를 알아본 기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소브라즈는 1972∼1982년 아프가니스탄, 인도, 태국, 터키, 네팔, 이란, 홍콩 등에서 20건이 넘는 살인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 태어난 소브라즈의 아버지는 인도, 어머니는 베트남 출신이며, 어머니가 나중에 프랑스인과 결혼하면서 소브라즈는 프랑스인이 됐다.
영국 BBC 방송과 넷플릭스가 공동 제작한 드라마 '더 서펀트'의 실제 모델이며, 주로 젊은 여성을 범죄 표적으로 삼아 '비키니 킬러'라는 별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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