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멕시코대사 "한국, 미국·중국 이어 멕시코 3대 교역국…FTA 필요"
"수교 60주년 각종 행사 성공개최 뜻깊어…참전용사 지원 가장 보람"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야말로 미국과 중국 중심의 교역 환경을 다변화할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시급하다."
"내년도에 양국 정상 만남이 성사된다면 FTA 협상 가속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정인 주멕시코 한국대사(60)는 24일(현지시간) 한·멕시코 수교 60주년의 해를 마무리하면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멕시코 자유무역협정(FTA) 협정 체결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역설했다.
FTA야말로 새로운 60주년 동안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도약의 발판이라는 것이다.
한국과 멕시코는 양국간 교역·투자를 확대하고, 경제·통상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FTA 체결을 추진했으나 지난 2008년 이후 협상이 중단됐다.
양국은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본격 재개를 위한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 대사는 "양국 정상 간 만남이 양국 FTA 협상에 큰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대사는 "지난 2019년 5위에서 2020년 4위, 지난해에는 3위로 한국이 멕시코 내 교역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렸다"면서 "팬데믹과 미·중 경쟁 격화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 재임 중 우리나라가 멕시코의 3대 교역국이 된 점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멕시코 입장에서는 미국으로부터의 교역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야말로 그 기회를 활용할 가장 적절한 상대가 아닐까 한다"며 멕시코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위해서는 양국간 FTA 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멕시코에 부는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 바람을 십분 이용하려면 통상투자의 제도화가 필요한 만큼, 교착 상태에 있는 FTA 협상 재개를 위한 난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애초 멕시코는 한국과의 FTA 협상에 그다지 적극적인 편은 아니었다. 2006년 FTA 전 단계 격인 전략적 경제보완협정(SECA)을 개시했으나, 당시에도 멕시코의 소극적인 태도로 2008년께 협상이 중단됐다.
양국은 이후 2016년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상 재개에 합의한 뒤 지난해 통상장관 회담과 차관급 협의를 거쳐 후속 절차를 추진해왔다. 이어 지난 3월 협상 공식 재개를 합의한 바 있다.
다만 양국 협상은 큰 진척을 보지 못했고, 멕시코 경제장관 교체 등 영향으로 현재는 사실상 '일시 중단' 상태다.
서 대사는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멕시코를 활용하고자 하는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멕시코 특성상 특정 사안에 대한 대통령 관심이 중요한 만큼 내년도 양국 정상 만남이 성사된다면 FTA 협상 가속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40회 가까운 관련 기념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점도 뜻깊다"고 말했다.
그는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30∼40개의 기념행사를 치르면서 분주했던 한 해를 돌아보며 "10월 과나후아토 세르반티노 축제에서 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등 분명히 양국이 한 발짝 가까워진 것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6·25 참전 용사 찾기 운동을 통해 한국전쟁 멕시칸 참전용사회를 발족하고, 우리 기업과 협조해 한국 방문을 주선하거나 집을 새롭게 단장하는 데 도움을 드렸다"며 이를 외교관 생활 35년 중 손꼽을 만한 감격적이고 보람된 일이라고 회상했다.
인터뷰 중간중간 같이 일한 직원들에 대한 칭찬을 이어간 서 대사는 세관·이민청·공항에 한국어 안내 도입(정부 혁신 우수사례), 형사사건 적극 변호제 운영(적극 행정 우수사례), 재외국민 보호(해외 외교관상 수상) 등을 통해 재외국민 및 교민과 동포 사회에서 긍정 평가를 받은 점도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멕시코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던 서 대사는 나중에 줄줄이 양성 판정을 받은 멕시코 정부 주요 각료에게 완쾌 기원 메시지와 함께 한국 인삼을 보내는 '임기응변 외교'로 관가에서 적잖은 관심을 받은 것도 기억에 남을 만한 일로 꼽았다.
지난 2020년 5월 부임해 이달 중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는 서 대사는 내년 2월 은퇴 이후 아세안 지역 전문성을 살려 관련 학계 및 국제기구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계획이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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