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쟁터 같은' 겨울폭풍, 35명 사망…"차·거리 눈더미서 발견"(종합)

입력 2022-12-26 09:22   수정 2022-12-26 20:16

美 '전쟁터 같은' 겨울폭풍, 35명 사망…"차·거리 눈더미서 발견"(종합)
110㎝ 폭설 뉴욕주 버펄로서 사망자 9명 추가…구급차 운행도 마비
눈더미 속 사망자 더 있을듯…180만 가구 달했던 정전피해는 완화



(뉴욕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강건택 김태종 특파원 = 혹한과 폭설, 강풍을 동반한 겨울폭풍이 미국 대부분의 지역을 강타하면서 크리스마스 연휴에 사망자가 속출하고 교통이 마비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 NBC방송은 크리스마스 직전부터 시작된 겨울폭풍으로 미 전역에서 최소 35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고, AP통신은 사망자가 최소 34명이라고 보도했다.
최대 110㎝의 눈이 내린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에서 사망자 9명이 추가 확인되면서 전체 사망자 수가 늘어났다.
이로써 버펄로가 포함된 이리 카운티의 사망자는 모두 12명이 됐다. 이 중 최소 3명은 폭설로 응급요원들의 발이 묶이는 바람에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졌다. 나머지 사망자들의 구체적인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오후 5시까지 이리 카운티의 폭풍 관련 사망자 수는 12명"이라며 "폭풍은 파괴적이고, 마치 전쟁터 같다"고 말했다.
버펄로 시내 일부에서는 눈더미가 최대 3m 높이까지 쌓이면서 일부 주택과 자동차가 눈에 파묻혔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로 인해 구급차와 소방차의 운행도 마비된 상태다.


마크 폴로네즈 이리카운티장은 "일부 사망자는 차에서, 일부는 거리의 눈더미 속에서 각각 발견됐다. 이틀 이상 차 안에 갇힌 사람들도 있다"라며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크리스마스"라고 말했다.
이어 사망자 연령은 26세에서 93세 사이로, 눈더미 속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사망자가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폴로네즈 카운티장은 추정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50중 추돌사고를 비롯한 여러 건의 교통사고와 감전 사고 등으로 10명이 숨졌고, 미주리주와 캔자스주에서도 운전자 4명이 각기 다른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버몬트주에서는 한 여성이 떨어지는 나뭇가지에 맞아 숨졌고, 콜로라도주에서는 영하의 날씨 속에 노숙자 1명이 사망했다.





플로리다주 탬파에서는 5년 만에 처음으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으며, 웨스트팜비치 등 플로리다 남부에서도 기온이 6도로 내려가 추위에 마비된 이구아나들이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미 중서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대평원 일대에서 시작된 이번 겨울폭풍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큰 피해를 낳고 있다.
항공정보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전날 미국에서 국내선과 국제선을 합쳐 모두 3천488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된 데 이어 이날도 1천800편 이상 무더기 결항됐다.
강추위 속 정전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다만 복구 작업이 진행되면서 정전 피해 가구는 전날 180만 가구에서 이날 오후 20만 가구 미만으로 떨어졌다. 현재 메인주를 비롯한 뉴잉글랜드 지역의 정전 규모가 8만 가구로 가장 크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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