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잇단 러 비행장 공격 감행…"상대 만만하다 판단"

입력 2022-12-27 11:39   수정 2022-12-27 14:24

우크라, 잇단 러 비행장 공격 감행…"상대 만만하다 판단"
NYT "러 미사일 고갈 직전이라 분석, 실제 반격도 미미"
우크라 괴롭혀온 러 폭격기·미사일 전력에도 타격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 비행장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는 데는 러시아군 역량이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보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러시아 남부 사라토프주(州) 옌겔스에 있는 공군 비행장이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군 3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5∼6일에도 러시아 서부에 있는 군용 비행장 2곳과 우크라이나 접경지 쿠르스트주 내 비행장 1곳이 공습을 당해 군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두고 러시아의 '업보'라고 주장, 해당 공격의 배후에 우크라이나군이 있음을 내비쳤다.
NYT는 우크라이나가 전쟁 10개월째에 접어든 현재 러시아의 반격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판단 아래 비행장 공격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르히 흐라브스키 우크라이나군 예비역 대령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자국군이 비행장, 연료 탱크, 탄약고를 대상으로 한 공격을 망설이지 않았다면서 "러시아군이 대응하지 않는 것은 그들에게 그만한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5일 비행장 공습 이후 러시아 내에서 군사 시설 주변의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음에도 불구하고, 며칠 뒤 이어진 공격마저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BBC 방송은 평가했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국방정보국장도 러시아가 그간 일주일 간격으로 우크라이나 내 기반시설을 겨냥한 미사일 70∼75발씩 발사해왔으나 지금은 공습 간격이 길어졌다면서 "미사일이 곧 바닥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러시아가 수세에 몰린 틈을 타 비행장을 타격하면 러시아에 큰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우크라이나 측 생각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비행장이 공격을 받으면 러시아는 전투기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이곳에 배치된 일부 순항미사일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들 무기로 우크라이나를 공습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 이날 공격받은 옌겔스 내 공군 비행장의 경우 Tu-95, Tu-160 등 핵폭탄 탑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의 거점 군사 시설로 꼽히는 곳이다. 러시아는 이들 폭격기로 전력 기반 시설을 집중 공격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에너지난에 빠뜨려왔다.
NYT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이 러시아 내 순항미사일 및 탄도미사일 고갈과 맞물려 본격화됐다고도 설명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한 무기 제조업체는 비행 거리 960㎞ 이상으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목표물까지 타격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사령부도 페이스북에서 드론 모델 19가지를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부다노프 국장은 러시아의 핵심 무기로 꼽히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언급하면서 "러시아는 킨잘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상을 공포에 빠뜨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무기를 모두 소진하기 시작했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할 건가?"라고 지적했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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