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1만9천여가구 증가…인천·대구는 23년 만에 최대 물량
전문가 "전셋값 하락 속 역전세난 심화 우려…청약·입주도 타격"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늘어난 35만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인천과 대구는 역대 최대 물량이 입주하면서 최근 전셋값 하락과 이로 인한 역전세난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554개 단지, 35만2천31가구(임대 포함 총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33만2천560가구보다 5.9%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수도권 입주물량이 내년 17만9천803가구로 전체의 절반 이상(51.1%)을 차지한다. 다만 총 물량은 올해(18만443가구)보다 소폭 감소한다.
경기도의 입주 물량이 올해 11만3천785가구에서 내년 10만9천90가구로 4천700가구 가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서울의 입주물량은 올해 2만4천143가구에서 내년 2만5천729가구로 소폭 증가한다. 특히 내년 2월 3천375가구의 대단지인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를 시작으로 강남구에서 서울 전체 물량의 25%인 6천371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현재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 여파로 개포동 일대와 인근 대치동의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은 내년 4만4천984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전세 시장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의 입주물량은 부동산R114가 2000년부터 입주물량을 조사한 이래 23년 만에 최대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내년 인천은 구도심 정비사업 아파트와 검단신도시 입주가 한꺼번에 몰릴 예정"이라며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못하거나 전세 세입자를 못 구하는 등 자금조달 문제로 입주가 늦어지는 사태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화성(1만3천643가구), 양주(1만1천714가구), 수원(1만601가구), 평택(7천673가구) 순으로 입주물량이 많다.
지방에서는 내년 대구의 입주 물량이 3만6천59가구로 역시 이 업체 조사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물량이 1만8천900가구로 절반 이상(52%)을 차지한다.
가뜩이나 약세인 대구지역 매매·전셋값 하락폭이 내년에 더 커질 수 있다.
대구 다음으로는 지방에서 충남(2만6천621가구), 부산(2만4천762가구), 경남(1만5천221가구), 충북(1만2천252가구), 경북(1만1천231가구) 순으로 물량이 많다.
면적별는 전용면적 60∼85㎡ 이하가 20만2천134가구(57.4%)로 가장 많고, 60㎡ 이하가 12만7천656가구(36.3%)로 그 다음이다. 85㎡ 초과 중대형 물량은 2만2천201가구로 전체의 6.3%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금리 인상 등으로 전셋값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일부 지역에선 '깡통전세'와 함께 역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아파트는 청약·분양 계약률 하락과 함께 미입주율도 높아질 전망이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높은 대출 이자 부담으로 전세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내년에 입주물량이 집중된 지역은 전셋값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역전세난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분양시장까지 타격을 줄 수 있어 규제완화 등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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