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치자금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 관련 문제로 논란이 된 아키바 겐야 부흥상을 27일 사실상 경질하기로 하면서 정권에 타격을 받게 됐다고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아키바 부흥상은 이날 총리관저를 찾아 기시다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아키바 부흥상은 자신과 관계있는 정치단체가 센다이시에 있는 사무소 소유자인 그의 어머니와 아내에게 임차료로 약 1천400만 엔(약 1억3천만 원)을 낸 것을 비롯해 정치자금 문제가 잇따라 불거졌다.
그는 또 자신이 대표직을 맡은 단체가 가정연합 관련 기관에 회비를 냈다고 밝혀 가정연합과 문제도 지적됐다.
기시다 총리가 사표를 수리하면 10월 이후 2개월 만에 각료 4명이 사퇴하게 된다.
기시다 총리는 내년 1월 정기국회의 2023회계연도 예산안 심의와 내년 4월 통일지방선거에 영향을 염려해 아키바 부흥상을 경질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또 아키바 부흥상과 함께 성 소수자를 깎아내리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스기타 미오 총무성 정무관도 교체할 방침이다.
기시다 총리가 지난 8월 각료 19명 중 14명을 물갈이하는 대폭 개각을 단행한 이후 10월부터 각료 '사퇴 도미노'가 벌어지고 있다.
야마기와 다이시로 경제재생담당상은 가정연합 행사에 출석한 사실 등이 확인돼 10월 24일 각료 중 처음으로 물러났다.
일본에서는 7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범인이 어머니의 가정연합 거액 기부를 범행 동기로 밝힌 이후 정치인과 가정연합 간 유착 문제에 대한 검증이 진행됐다.
지난달 11일에는 자신의 직무를 '사형 집행에 도장을 찍는 일'이라고 말해 비난을 받은 하나시 야스히로 전 법상이 사실상 경질됐다.
또 같은 달 20일에는 데라다 미노루 전 총무상이 정치자금 관련 문제로 낙마했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내각에서 약 2개월 만에 4명의 각료가 사임하게 된다"라며 "내각 지지율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권에 또 다른 타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자민당과 가정연합 간 유착 논란 등이 빚어진 후 지속해서 하락했다. 이달 들어 니혼게이자이신문(35%)과 아사히신문(31%), 산케이신문(37%), 마이니치신문(25%), 교도통신(33%) 조사에서 모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키바 부흥상 경질을 요구해 온 야당은 내달 정기국회에서 기시다 총리의 임명 책임을 추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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