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외무장관 "러시아군과 충돌 피할 수 없도록 하려는 것"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권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우크라이나 사태에 더 깊게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는 우크라이나 정권을 대신해 미국·나토가 러시아군과의 충돌을 피할 수 없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난 11월 15일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마을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 오폭 사고를 언급했다.
당시 사고로 마을 주민 2명이 숨지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즉각 "해당 미사일은 러시아가 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과 나토는 미사일 궤적 추적 결과 러시아 미사일을 요격하려던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이 잘못 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서방의 끊임없는 선전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는 핵 강대국 간의 직접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러시아는 핵전쟁에서 승자는 있을 수 없고 결코 (핵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고 덧붙였다.
또 서방의 비우호국가들에 우크라이나 사태의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위험한 행동에 관한 경고도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미국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포함해 약 2조3천억 원 규모의 무기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파병대 규모를 고려할 때 상황이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될 위험이 매우 높다"며 "재앙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종식은 전적으로 우크라이나와 미국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그는 "적들은 우크라이나 정권 통제 지역의 비무장화와 비나치화, 그곳에서 비롯되는 러시아 등에 대한 안보 위협 제거라는 우리측 제안을 잘 알고 있다"며 "이를 우호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러시아군이 이 문제를 처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론을 연이어 제기하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국영방송 로시야-1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관계 당사국 모두와 받아들일 수 있는 해법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러나 이는 그들에게 달렸다.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모든 점령지를 포기하고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u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