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11∼12월 연말 쇼핑대목 소비 규모가 당초 예상치를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결제 네트워크 마스터카드 보고서를 인용해 추수감사절을 포함한 11월 1일∼12월 24일 미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작년 동기 대비)이 7.6%를 기록, 마스터카드 전망치(7.1%)보다 높게 나왔다고 보도했다.
매출 항목별로는 의류와 외식이 각각 4.4%, 15.1% 증가한 반면 전자제품은 5.3% 줄어들었다.
온라인 소매판매는 10.6% 증가했으며, 이 중 추수감사절에서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로 연결되는 지난달 닷새간의 쇼핑 대목인 '사이버 5'에는 아마존·월마트 등이 늘어난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 할인 폭을 늘리면서 소매 매출이 약 11% 늘었다.
다만 올해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율 8.5%보다는 낮았다.
이는 소비자들이 40년 만의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지갑을 여는 데 작년보다는 조금 더 신중해졌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AP통신은 미국 경제의 70% 가까이를 차지하는 소비 부문이 그동안 탄탄했으나, 생활필수품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 등으로 저렴한 제품을 찾는 것을 비롯해 소비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7.1%)이 6월 고점(9.1%)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전자제품 등 코로나19 '보복 소비'가 줄어들고 대신 식품 등 생활필수품 소비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마스터카드 고문인 스티브 사도브는 예년과 다른 특징으로 "소매업체들이 대폭 할인을 했지만, 물가 상승, 코로나19 확산 이후의 경험과 모임 욕구 등에 따라 소비자들은 지출을 다변화했다"고 평가했다.
마스터카드 집계에는 온·오프라인상의 모든 결제 방식이 포함됐지만 자동차 판매는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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