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이 장기전 성격을 띠어가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양국 분쟁이 내년에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27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를 향해 평화 협상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한 점 등을 언급한 뒤 "2023년에 러시아와 미국의 대립,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적 분쟁이 더 고조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밝혔다.
중국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착 상태는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지역 등에 대한 견해 차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새로운 영토(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자국 영토는 물론 크림반도에서 철수할 때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이다.
양진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 연구소 연구위원은 "양국 모두 상대방과의 협상을 위해 이미 얻은 것을 포기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협상의 희망은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도 "전장에서 무력으로 얻을 수 없다면 협상 테이블에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며 "그들은 군사적 수단으로 현재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이것이 우크라이나에서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추이헝 화둥사범대 러시아연구센터 연구원은 미국과 러시아의 국내 정치상황 등도 평화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 양보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추이헝 연구원은 "러시아가 미국과 우크라이나에 너무 많이 양보한다면 푸틴은 2024년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문제를 자신의 재선 카드로 활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더불어 미국의 정책 결정은 군산복합체와 우크라이나를 활용해 러시아를 약화하려는 전략가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주장한 뒤 이익단체들이 러시아와 미국의 협상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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