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뚜렷한 대안부재 속 휴가후 재출마 수순…고령에 공화당 견제 변수
트럼프, 지지율 하락세 속 잠룡들 몸풀기…'대항마' 디샌티스, 돌풍 예고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2023년 새해에는 미국에서 차기 대권 경쟁의 물밑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4년마다 한 번씩 치러지며, 차기 대선은 2년 뒤인 오는 2024년 11월로 예정돼 있다.
2024년 1월부터는 당내 경선 등 대권 일정이 본격적인 진행된다는 점에서 올해 안에 대권 경쟁의 대결구도가 대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미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의 경우 보수 후보들의 각축전이 조기에 성사될 전망이 농후하다.
아직은 차기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에 무게가 실리지만, 각자 한계가 뚜렷해 새로운 후보가 부상할 여지 역시 남아있다.
◇ 중간선거 승리 바이든, 재선 도전 시기 저울질
지난해 1월 20일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사기' 주장에 1·6 의회 난입 사태로 곤욕을 치른 바이든 대통령은 집권 2년차 내내 고질적인 지지율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비롯해 반도체지원법 등을 통과시키며 상당한 입법 성과를 이뤄냈고, 역대 최대 규모의 학자금 탕감 역시 밀어붙였다.
결정적으로 민주당의 참패가 예상됐던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수성하며 예상 밖으로 선전, 최악의 정치적 위기는 피해가게 됐다.
백악관을 비롯해 측근들을 중심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이 연말을 거치며 차기 대선 출마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진 아일랜드에서 부인 질 여사를 포함한 가족들과 연말을 함께한다.
주변에선 이미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상수로 놓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정치적으로 한 고비를 넘긴 그가 친정인 민주당에서 마땅히 부상하는 차기 주자도 없는 상황에서 차기 대선 도전에서 굳이 뒷걸음질 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미국 정치의 오랜 관례이기도 하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차기 도전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불출마를 전제로 한 것인 만큼 현재로서는 무게가 크게 실리지 않는 상황이다.
해리스 부통령 본인도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외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등 차세대 주자들도 후보로 거명되지만, 당 안팎에서 압도적 파급력을 형성하지는 못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의 첫 관문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당장 낮은 지지율 극복이 관건이다.
지난 5~6일 진행된 로이터와 입소스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38%에 그쳤고, 지난 1~5일 AP 조사에서도 43%로 여전히 답보 상태를 이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3~7일 진행한 조사의 경우 전체 유권자 사이에서는 43%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84%로 확실한 지지세를 굳혔다.
1942년생으로 올해 만 80세를 넘어선 그의 건강 문제도 또 다른 아킬레스건이다. 그는 이미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됐다.
내년 1월 출범하는 제118회 의회에서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으로서 하원 권력을 장악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하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국정 운영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할 입법 과제를 줄줄이 막아설 가능성 역시 농후하다.
내년 1월 집권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로 접어드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국정운영에 차질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당장 하원에서 공화당은 차남 헌터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에너지 사업 등 관련 스캔들을 비롯해 팬데믹 대응 과정 등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칼끝을 겨누는 상황이다.
◇ '위기' 트럼프, 공화 후보 거머쥘까…'대항마' 디샌티스 급부상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 선거 이후 전격적으로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연방수사국(FBI)의 플로리다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 다수의 기밀 문건이 발견돼 곤경에 처한 데다, 자신이 지지한 후보들이 상당수 낙선하며 공화당 내부에서 선거 부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이었지만 특유의 밀어붙이기 정면 승부를 택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플로리다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수백만 미국인들에게 바이든이 집권한 지난 2년은 고통과 고난, 절망의 시기였다"며 "우리는 다시 위대한 국가가 될 것"이라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출마 선언 이후 여론은 싸늘한 상황이다. 특히 공화당 내부적으로 기류 변화가 뚜렷하다.
무엇보다 여유롭게 재선에 성공하며 빠르게 '트럼프 대항마'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보수 성향 WSJ의 지난 3~7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를 상대로 차기 주자들의 호감도를 물은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36%에 불과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43%에 달했다.
특히 공화당 내부 지지층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71%에 머문 반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84%에 달해 오차(±2.5%포인트)를 크게 웃도는 격차를 보였다.
WSJ은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이후 공화당 내 지지율이 85%에서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비호감도 역시 13%에서 23%로 상승세라고 지목했다.
다른 몇몇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도 몰락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의 하락세에 디샌티스 주지사를 비롯한 후보들도 본격적인 몸풀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불법 이주민 추방 등 보수 색채를 강화하고 있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최근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구글과 페이스북 광고를 재개해 인지도 높이기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내년 1월 15일부터 '북 투어'를 재개할 예정이고,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역시 캠프 인선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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