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홍수로, 겨울엔 한파로…美 남부 잭슨시 또 물 끊겨

입력 2022-12-28 08:01  

여름엔 홍수로, 겨울엔 한파로…美 남부 잭슨시 또 물 끊겨
도심 공동화로 시설보수예산 부족…주민, 시 상대 집단소송 추진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올여름 큰 홍수 피해로 마실 물이 없었던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시가 이번에는 강추위로 수도 공급이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을 강타한 한파로 잭슨시의 수도관이 얼어붙고 물이 새면서 시 여러 곳에서 수도 공급이 중단됐다.
처크워 루뭄바 잭슨시 시장은 전날 시 상수도시설에 문제가 생겼다며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시 당국은 주민들에게 물을 배급하고 있다.
미시시피주의 수도이자 인구 15만명이 넘는 잭슨시는 미국의 도시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질적인 수도 문제를 겪고 있다.
올 8∼9월에는 홍수 피해로 상수도 시설 가동이 며칠 중단됐으며 주민들은 수도 공급이 복구된 후에도 한 달 넘게 물을 끓여 마셔야 했다.
작년 2월에도 갑작스러운 겨울 폭풍으로 전기와 수도가 끊겼다.
전문가들은 잭슨시의 기반시설이 이 정도로 부실해진 원인으로 수십 년간 진행된 도심 공동화와 인종차별을 지목한다.
1970년대부터 잭슨시의 백인 인구가 도시를 떠났고, 이후 경제적 상황이 괜찮은 흑인 인구도 교외로 탈출하면서 도시의 세수가 계속 줄었고, 공공시설을 보수하는 데 필요한 예산이 부족해지면서 주거 환경이 더 나빠져 더 많은 인구가 도시를 등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백인이 주도권을 쥔 주정부와 주의회가 흑인이 인구의 83%를 차지하는 잭슨시를 지원하는 데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처크워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도 수도 문제를 전임자로부터 물려받았다면서 "우리는 오래되고 무너져가는 시스템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주민들의 불만이 분출되고 있다.
일부 주민은 전·현직 시 관료들이 수년간 상수도 문제를 방치해 올여름 수도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를 일으켰다며 시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잭슨시가 주민에게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도록 하는 연방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미시시피주 및 잭슨시와 합의를 통해 잭슨시의 상수도 시설을 운영할 외부 관리자를 임명했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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