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하이테크 제조업체들이 몰린 중국 광둥성의 둥관시가 포산시에 이어 신규 주택 구매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28일 보도했다.
둥관시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그동안 투기 억제를 목적으로 묶어놨던 관청·둥청·난청·완장·쑹산후 하이테크 개발구 등 5개 구(區)의 부동산 매입 제한조치를 푼다고 밝혔다. 이들 5개 구는 둥관시에서 인기 있는 주거지로 통한다.
둥관시는 그러나 5개 구에서 주택 구매 후 2년 이내에 판매할 수 없도록 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은 부양하지만, 투기는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차이신에 따르면 둥관시는 인구 1천47만 명의 도시로, 삼성·필립스·듀폰·네슬레·화웨이 등 하이테크 기업을 포함해 20만 개의 제조업체들이 몰려 있다.
2020년 중국 내 도시 가운데 주택 가격 상승률 1위를 기록한 도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내 여타 도시와 마찬가지로 둥관시도 제조업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위기를 겪어왔다.
시장정보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지난달 둥관시의 평균 주택가격은 1㎡당 2만9천96위안(약 530만원)으로 작년 동월 대비 18.5% 하락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 상업용 주택 매매 면적과 판매액은 12억1천만㎡와 11조9천억위안(약 2천16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3%, 26.6% 감소했다.
중국에 20년 가까이 아파트 건설 붐이 일면서 '부동산 버블'을 우려한 중국 당국은 부동산 구매 제한 정책을 시행해왔다.
차이신은 국무원이 2010년 4월 집값 상승 차단을 목적으로 지방 정부가 자체적으로 주택 구매 제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계기로 40개 이상의 도시에서 유사 조치가 취해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2∼3년새 부동산 개발기업들을 대상으로 중국 당국이 강도 높은 단속을 함으로써 작년 말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부닥치는 등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어지자,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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