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고향 갈까"…中 위드 코로나에 들뜬 해외거주 중국인들

입력 2022-12-28 10:15   수정 2022-12-28 14:24

"3년만에 고향 갈까"…中 위드 코로나에 들뜬 해외거주 중국인들
"가족·친구들 인생에 중요한 순간 다 놓쳤다…끝이 보인다는 희망 생겨"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입국 제한을 풀기 시작하면서 3년 가까이 가족, 친지들과 생이별해야 했던 중국인들이 기쁨과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중국은 내달 8일부터 외국발 입국자 시설 격리를 해제하고 자국민들에 대한 일반 여권 발급도 점진적으로 정상화하기로 했다.
길고 불편한 격리 기간 때문에 중국을 방문하지 못했던 해외 거주 중국인들은 특히 이번 소식을 '고진감래'라며 반기고 있다. 많은 희생 끝에 달콤쌉쌀한 승리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메이 마(28) 씨는 3년 가까이 중국 집에 가지 못했다.
그는 그동안 긴 격리 기간 탓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 제때 돌아가 작별 인사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이 가장 걱정됐다고 한다.
마 씨는 "끝이 어딘지, 나는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는 게 가장 무서웠다"며 "지금 대단히 기쁘다. 마침내 끝을 볼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한 중국 여성도 4년간 고향을 찾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가족 중 여러 명은 물론이고 성장기를 함께 보낸 반려견까지 세상을 떠나는 등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이 여성은 "가족들이 내 졸업식에도 오지 못했고 많은 것을 놓쳤다"라며 "나 역시 가족들과 함께했어야 할 많은 것을 잃었고, 결혼과 출산 등 내 친구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도 놓치고 말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여행 제한 해제 소식에 전 세계는 들썩이고 있다. 수년간 해외로 떠나지 못한 중국 내국인들은 앞다퉈 해외 여행 검색에 나섰고, 일본과 인도 등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하기로 하는 등 규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여행과 가족·친지 재회에 목마른 많은 중국인이 현재 주로 느끼는 감정은 '안도감'이라고 CNN은 전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마 씨는 "춘제(春節·중국의 설)에 맞춰 귀국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라며 "희망이 있으니 조금 더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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