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국 '1·6 폭동때 문자 삭제'에 '무능하고 정치적'이라고 판단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경호를 책임지는 비밀경호국(SS) 소속 일부 직원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보고 불신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6 의사당 폭동 사태 때 일부 경호원이 보인 태도나 반려견이 경호원을 물었을 때 상황 보고 등의 이유로 경호원 앞에서는 말을 조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백악관 비서실장 역사를 다룬 책 '게이트키퍼'의 저자 크리스 휘플은 다음 달 출간되는 신간 '인생의 싸움, 조 바이든 백악관 내부'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 미국 언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때와 다르게 일부 경호원을 불신하게 된 것은 의사당 폭동 사태와 관련돼 있다. 하원 특위 조사 과정에서 비밀경호국이 1·6 사태 당시 문자메시지를 지웠다는 보도가 나오자 바이든 대통령은 "경호국은 무능할 뿐만 아니라 정치화됐다"고 느꼈다고 책은 밝혔다.
그는 경호국의 문자 메시지 처리 방식에 놀랐으며 경호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이 책은 전했다.
앞서 경호국은 1·6 사태 당시 문자 기록을 제출하라는 요청에 시스템 교체 작업으로 일부 휴대전화의 데이터가 유실됐다고 밝힌 바 있다.
경호국 직원들은 또 트럼프 정부 때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측근이었던 캐서디 허친슨이 하원 특위의 공개 청문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 사태 당일 시위대가 몰려간 의회로 갈 것을 고집하면서 대통령 전용 차량의 운전대를 빼앗으려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을 때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저자는 책에서 "많은 경호 요원들이 '마가(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슬로건)' 동조자이며 통상 보수적인 경향이 있는 남부 지역의 전직 경찰들로 경호국이 가득 찼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스스로 '이 사람들은 내가 여기에 있길 진짜 원할까'라고 자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경호원을 불신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반려견이자 퍼스트 도그인 '메이저'가 경호원을 문 사건과 관련돼 있다.
앞서 지난해 3월 초 경호국은 직원이 대통령 거주공간인 백악관 2층에서 '메이저'에게 물렸다고 보고했는데 일부 보고 내용이 잘못됐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숙소를 구경하는 친구에게 '메이저'가 경호원을 물었다고 보고된 장소를 가리키면서 "경호원들은 절대로 여기는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건이 발생한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는 않지만 "누군가 사건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저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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