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뇌전증(간질) 발작에 쓰이는 항경련제(AED: antiepileptic rugs)가 중추신경계 질환인 파킨슨병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킨슨병은 운동을 조절하는 뇌 부위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 생산 세포가 소실되면서 근육 경직, 몸 떨림, 느린 동작 같은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중추신경계 질환이다.
영국 런던 퀸 메리 대학 의대 예방 신경과 전문의 앨라스테어 노이스 교수 연구팀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베이스 중 파킨슨병 환자 1천433명과 이들과 성별, 연령, 인종을 매치시킨 대조군 8천598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28일 보도했다.
파킨슨병 그룹은 평균 연령이 71세, 남성이 60.9%, 백인이 98%였다.
파킨슨병 그룹에서는 62명(4.3%)이 파킨슨병 진단 전에 항경련제를 처방받은 일이 있었고 대조군에서는 211명(2.5%)이 항경련제를 사용한 일이 있었다.
파킨슨병 그룹에서는 4.4%, 대조군에서는 1%가 뇌전증 병력이 있었다.
전체적인 분석 결과는 항경련제가 파킨슨병 발생과 상당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4가지 항경련제 중 발프로산 나트륨(sodium valproate)이 파킨슨병과의 연관성이 3.82배로 가장 높았고 레비티라세탐(Levetiracetam)은 3.02배, 라모트리진(lamotrigine)은 2.83배 높았다.
카르바마제핀(carbamazepine)은 파킨슨병과 크게 연관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경련제 처방 횟수가 많을수록 이러한 연관성은 더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뇌전증과 파킨슨병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전에도 발표된 일이 있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뇌전증과 파킨슨병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이유가 일부 또는 전적으로 항경련제 때문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항경련제는 파킨슨병과 관계가 있는 도파민 경로(dopamine pathway)를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발프로산 나트륨과 카르바마제핀은 도파민 수용체 수의 감소, 도파민 불감성(dopamine insensitivity)과 연관이 있다면서 이는 약물에 의한 파킨슨 증후군(parkinsonism) 발병 가능성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파킨슨 증후군은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과 이에 더해 추가적인 증상을 보이는 퇴행성 질환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신경학'(JAMA 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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