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크레미나에서 러시아인들 탈출…오래 못 버틸 것"
유엔 "개전 이후 우크라 민간인 최소 6천884명 사망"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동부 및 남부 요충지를 중심으로 전장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헤르손과 자포리자 인근 정착촌 25곳 이상을 포격,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기반시설이 파괴됐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가 개전 직후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남부의 요충지 헤르손을 8개월만인 지난달 초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후, 러시아는 수주간 이곳을 집중적으로 공습하고 있다.
양측은 이날 동부 돈바스 지역의 최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를 비롯해 루한스크주의 스바토베, 크레미나에서도 전투를 지속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크레미나 일부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며 수복을 눈앞에 뒀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영국 정보당국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이곳 전선에 병력을 강화하는 듯한 동향이 포착됐다. 러시아 입장에서 크레미나는 스바토베와 세베로도네츠크를 잇는 핵심 보급로인 만큼, 인근 점령지 사수를 위해 꼭 지켜야만 하는 곳이다.
이와 관련, 이날 우크라이나 측인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의료진과 보수인력 등 크레미나에 머물던 러시아 민간인들이 다른 정착지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고 미국 CNN 방송이 지역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크레미나를 되찾는다면 루한스크의 물류 중심지인 스타로빌스크까지 진격, 이 일대에서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거의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이다이 주지사는 내다봤다.
혹은 우크라이나군이 크레미나 인근 세베로도네츠크와 루비즈네 등 러시아군 점령지를 공격해 바흐무트로의 병력 투입을 끊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크레미나 인근 세베로도네츠크와 루비즈네 등 러시아군 점령지는 이미 파괴된 상태에서 방어기지로 기능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러시아군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이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 2월 개전 이후 어린이 429명을 포함한 최소 6천884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약 1만1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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