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형 닭 사육 개선책 전면시행에도 동물복지 운동가들 "갈 길 멀어"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산란계들을 좁은 철재 우리 안에 가둬 키우는 공장형 밀집 사육 형태의 하나인 이른바 '배터리 케이지'가 내년 초 뉴질랜드에서 전면 금지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배터리 케이지를 단계적으로 줄여온 뉴질랜드에서는 내년 1월초 전면 금지가 예정돼 있다.
배터리 케이지는 한동안 산란계 농장이 가장 많이 사용하던 철재 우리 사육 방식으로, 위생 문제와 동물 복지 때문에 이미 대부분 유럽 국가에서는 2012년 금지됐다.
뉴질랜드 정부와 달걀생산자연맹 등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사육되는 산란계는 약 390만마리이고 이 가운데 10%가량이 아직 배터리 케이지에 남아있다. 10년 전만 해도 배터리 케이지 사육 비율은 86%에 달했다.
현재 나머지 산란계의 사육 방식을 보면 34%는 방사 목장이고 29%는 외양간이지만 33%는 '콜로니(colony) 케이지' 또는 '퍼니시드(furnished) 케이지'라고 불리는 고급형 철재 우리에서 사육되고 있다. 퍼니시드 케이지는 난상,모래목욕상자, 횃대 등을 등을 갖춘 형태다.
이와 관련해 뉴질랜드의 동물복지 운동가들은 "고급형 우리도 어차피 공장형 밀집 사육"이라며 아직 갈길이 멀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동물복지 단체의 간부인 제시카 체임버스는 "닭들도 평생 좁은 우리에 갇혀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이제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질랜드 정부는 아직 콜로니 케이지를 금지할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
다만 노동당과 녹색당 등 일부 정당은 지난 2017년 선거 전에 콜로니 케이지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소비자들의 선호를 중시하는 일부 대형 유통 체인이 몇 년 안에 콜로니 케이지에 의해 생산된 달걀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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