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79.3% 3년 만에 최저…인천도 2021년 5월 이후 가장 낮아
아파트 경매도 침체…서울 낙찰가율 약 10년 만에 최저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수도권에 속칭 '빌라왕'식의 전세사기가 속출하는 가운데 법원경매 시장에서 빌라의 낙찰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30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서울지역 연립·다세대주택(빌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지난달(84.9%)보다 하락한 평균 79.8%를 기록하며 80%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2019년 12월(79.3%)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화곡동 일대와 함께 '빌라왕'들의 전세 사기가 잇따르고 있는 인천 지역도 지난달 빌라 낙찰가율이 70.7%로 내려와 2021년 5월(69.4%)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서울의 경우 이달 총 637건이 경매에 부쳐져 11%인 71건만 낙찰됐고, 인천은 212건이 경매돼 25%인 53건이 주인을 찾았다.
최근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개를 친 빌라왕 사건의 여파로 일시적으로 빌라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파트 낙찰가율 역시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달보다 하락했다.
12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76.5%로 2013년 1월(74.1%) 이후 9년11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은 17.9%로 지난달(14.2%)보다는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10%대의 저조한 결과를 보였다.
경기지역 아파트 낙찰가율도 73.7%로 2012년 8월(72.8%) 이후 10년4개월 만에 최저를, 인천은 68.0%로 2014년 6월(53.7%) 이후 8년6개월 만에 최저를 각각 기록했다.
최근 집값 하락과 거래 절벽으로 급급매물만 팔리며 경매 감정가가 실거래가보다 높은 경우가 늘면서 경매 낙찰가도 떨어지고 있다.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 경매도 냉랭하다.
12월 서울 상가 평균 낙찰가율은 68.7%로 올해 2월(64.7%)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와 구로구 구로동 신도림테크노마트의 오픈형 구분 상가 5건이 감정가의 7.9%, 9.2%에 저가 낙찰되면서 낙찰가율을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내년 매매시장만큼 경매시장도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집값 하락과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된다면 낙찰가율은 더 하락할 수 있다"며 "다만 2회 이상 유찰돼 입찰가가 시세 이하로 많이 떨어진 물건에는 응찰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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