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1위 업체인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일본 내 공장에 전기차(EV) 전용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도요타는 아이치현에 있는 다카오카 공장에 자사 첫 양산형 전기차인 bZ4X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전용 생산라인을 만들어 2025년부터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생산 규모는 연간 20만대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시장 동향을 살펴보고 최종 증산 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다.
도요타는 또 채산성을 높이기 위해 전기차 설계도 골격부터 재검토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당초 전기차 수요가 향후 수십 년간 많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전기차를 기존 가솔린·하이브리드 모델과 같은 조립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는 'e-TNGA' 플랫폼을 고안해 생산해 왔다.
bZ4X도 가솔린과 하이브리드차 등과 같은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차대가 설계됐는데 이를 전기차 전용으로 설계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도요타 내부에서는 전기차 양산 효과를 보고 비용을 줄이려면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전부터 나왔다.
도요타는 2030년에 세계에 전기차를 30종 출시하고 판매 대수를 350만대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작년 12월 발표했다. 이는 기존 계획보다 목표량이 1.75배로 늘어난 것이다.
도요타는 올해 전기차 전용 모델인 bZ4X를 내놓았지만, 바퀴 볼트가 풀리는 현상이 발견되면서 생산 및 판매를 3개월 이상 중단하기도 했다.
다른 주요 업체와 비교해 전기차 부문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도요타가 전기차 전용 라인 설치 이후 전기차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지는 미지수다.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가 주도하는 자동차 업계의 미래에 대해 회의론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다 CEO는 이달 태국을 방문해 "자동차 산업 종사자 중 '조용한 대다수'는 전기차를 유일한 선택지로 갖는 것이 정말 괜찮은지 의문을 제기한다"며 "정답이 무엇인지 아직 분명하지 않으므로 한 가지 선택지(전기차)에만 국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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