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언론인 1천668명 취재보도 업무로 목숨 잃어"

입력 2022-12-30 20:23  

"20년간 언론인 1천668명 취재보도 업무로 목숨 잃어"
국경없는기자회 분석…언론인에게 가장 위험한 곳은 이라크·시리아
"우크라전 이후 사망 늘어…범죄·부패 파헤치다 非전쟁터서도 사망"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지난 20년간 언론인 약 1천700명이 취재 및 보도 업무와 관련해 목숨을 잃었다고 30일(현지시간) 집계했다.
이날 RSF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3∼2022년 전 세계 언론인 1천668명이 업무 도중 살인이나 청부 살인, 공격, 전쟁·분쟁지역 취재 중 입은 피해 등으로 숨졌다.
가장 많은 언론인이 사망한 국가는 이라크와 시리아다. 두 국가에서 숨진 언론인은 총 578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34% 수준이다.
멕시코(125명 사망), 필리핀(107명), 파키스탄(93명), 아프가니스탄(81명), 소말리아(78명)가 그 뒤를 이었다.
언론인이 가장 많이 사망한 해는 2012∼2013년으로 2012년에 144명, 다음 해 142명이 숨졌다. RSF는 이를 2011년 발발한 시리아 내전의 여파로 분석했다.
사망자 수는 2019년부터 감소세를 보이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다시 늘어났다. 88명이 사망한 2018년 이후 2019∼2021까지는 50명 초·중반대를 유지했으나 올해 58명으로 늘어났다.
올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사망한 기자는 8명이다.

RSF는 전쟁 이전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언론인에게 안전한 국가는 아니었다고 진단했다.
지난 20년간 러시아에서 숨진 언론인은 총 25명, 우크라이나에서는 20명으로 이는 유럽 및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사망자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집권 이후 언론의 자유에 대한 조직적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고 RSF는 지적했다.
대표적 사례는 언론인 안나 폴릿콥스카야 암살 사건으로, 폴릿콥스카야는 체제 비판적 내용을 집중 보도하다가 2006년 푸틴 대통령의 생일날 자택 근처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그다음으로 많은 사망자를 낸 건 터키(9명)와 프랑스(8명)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2015년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했다는 이유로 극단주의자의 테러를 당한 바 있다.

공식적인 전쟁이 없는 곳이라고 해서 언론인이 활동하기에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RSF는 20년 동안 전쟁 지대에서보다 비(非)전쟁 지대에서 사망한 언론인 비율이 더 높았다면서 이들 다수는 해당 지역 내 범죄나 부패 등 사안을 취재하다가 숨졌다고 분석했다. 멕시코(125명), 브라질(42명), 콜롬비아(31명), 온두라스(26명) 등이다.
RFS는 여성 기자의 경우 여성 인권과 관련된 보도 활동을 하다가 숨진 비율이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숨진 여성 기자는 총 81명으로 그중 52명이 2012년 이후 사망했는데 이들 대다수는 여성 인권 문제를 조사하다가 변을 당했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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