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프랑스 등 유럽 국가 속속 '빗장'…EU '공동대응' 추진
모로코는 중국발 입국 전면 차단 '강수'…독일 등은 '아직'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자 중국발 입국자 규제 재도입에 소극적이던 몇몇 국가들조차 속속 방역 문턱을 높이면서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AFP·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한 최소 14개 이상의 국가에서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방역 규제를 강화했다.
가장 최근에는 호주가 오는 5일부터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들의 코로나19 음성 결과 제출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마크 버틀러 호주 보건부 장관은 중국의 확산 상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며 새로운 변이 확산으로부터 호주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에서 오는 2세 이상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다만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10일에서 최대 90일이 지난 경우 관련 감염 증명서를 제출하면 입국이 가능하다.
장-이브 뒤클로 캐나다 보건부 장관은 성명에서 "팬데믹에 직면한 캐나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규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유럽 국가들도 방역 강화 수순을 밟고 있다.
영국은 오는 5일부터 중국 본토에서 직항을 타고 영국에 오는 입국자는 탑승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프랑스도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들이 항공기 탑승 전 코로나19 검사 음성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날부터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PCR(유전자증폭) 검사도 진행한다.
프랑스 정부는 또한 자국민에게 중국으로의 꼭 필요하지 않은 여행은 늦추라고도 권고했다.
스페인도 지난달 30일 중국발 입국자에게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나 백신접종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입국 규제를 도입한 이탈리아는 중국 본토에서 오는 여행객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공동 방역 대응을 추진하기로 했다.
EU 순환 의장국 스웨덴은 31일 "향후 입국 제한 조치 도입과 관련해 EU 전체 회원국의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나 일본, 인도, 대만 등은 보다 선제적으로 중국발 입국자 규제를 도입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28일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오는 5일부터 중국 본토와 마카오, 홍콩에서 오는 모든 승객이 비행기 탑승 전 이틀 이내 실시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또는 코로나를 앓았다가 회복했다는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는 직항은 물론 모든 경유 편에도 해당하며, 미국이 환승지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변이를 탐지하기 위해 국제선 항공기의 폐수를 채취해 검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30일부터 중국에서 입국하는 여행객 모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기로 했다.
인도는 이날부터 중국,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 6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다.
이들 나라에서 입국하는 경우 탑승 전 백신 접종 이력과 함께 음성 판정 결과 등도 지정된 사이트에 등록해야 한다.
대만도 중국 본토에서 오는 여행객의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고, 말레이시아는 중국발 항공기 폐수 검사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필리핀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온 여행객에 대한 호흡기 질환 감시를 강화하고 관련 증상을 보이는 입국자에 대한 보고를 의무화했다.
한국은 지난달 30일 중국발 단기 비자 발급 제한과 입국 전후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등 방역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중국발 입국자를 상대로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한 국가는 모로코다.
모로코는 "오염의 새로운 확산을 피하겠다"며 국적을 불문하고 중국발 입국을 전면 차단했다.
다만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필요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제공항협의회(ACI) 유럽 지부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는 과학적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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