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스위스에서 7명의 연방장관이 돌아가며 1년씩 맡아 수행하는 대통령직을 알랭 베르세(50) 내무부 장관이 2018년에 이어 다시 맡았다.
1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정부에 따르면 베르세 장관은 지난해 대통령직을 맡았던 이그나지오 카시스 외교부 장관의 뒤를 이어 이날부터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스위스는 연방장관 회의체인 연방평의회 구성원 7명 가운데 1명이 1년씩 대통령이 된다. 대통령은 연방평의회를 주재하되, 행정 수반이 아닌 국가원수로서 외교 활동에 주력한다.
사민당 출신의 베르세 대통령은 경제 분야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2003년 주 의회 의원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고, 2011년 연방평의회 구성원이 됐다.
2018년에도 대통령직을 수행한 바 있으며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내무부 장관으로서 방역 대응에 힘을 쏟았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내무부 장관직은 겸임한다.
그는 이날 스위스 공영언론 스위스인포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중립국 정책을 재고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는 데 대해 "중립국 정책은 우리의 유일한 선택"이라며 유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베르세 대통령은 "스위스는 매우 오랜 인도주의적 전통을 가진 나라이며 국제 분쟁에서 그 역할은 안정적이고 명확하다"면서 "스위스는 중립적이지만 무관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작년 2월 이후로 스위스에서도 중립국 정책을 둘러싼 여론 변화가 감지됐다. 작년 6월 공공 여론 조사에서는 '친 나토 지지 여론'이 52%를 기록하며 처음 절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스위스 연방정부는 중립국 노선 탓에 국제 질서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는 판단하에 연방평의회 의결로 중립국 노선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베르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런 연방정부의 노선을 재임 중에 변경 없이 이어간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밖에도 베르세 대통령은 국민연금 제도 개혁의 안정적인 추진, 이미 전력생산의 80%에 이른 재생에너지 비율의 지속적인 확대 등을 새해 주요 정책 과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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