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켄터키 방문 때 상원 원내대표·주지사 등 공화 고위직 참석
초당적 인프라법 알리기…정치지형 변화 고려, 백악관 "정당보다 국가"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야당인 공화당 고위직들과 일정을 함께 하며 2023년 새해 문을 연다.
11·8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공화당에 내주면서 지난해와는 다른 정치 환경에 처한 바이든 대통령이 협치를 기치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백악관은 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4일 켄터키주 코빙턴을 찾아 초당적인 인프라법의 중요성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 같은 일정을 공개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경제 계획이 인프라를 재건하고, 4년제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좋은 보수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소외된 지역사회를 활성화하는 방안에 대해 연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는 지난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중산층 재건을 위해 내놓은 1조2천억 달러(약 1천515조 원) 규모의 인프라법을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바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켄터키 방문 일정에는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고위직들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비 지스켄드 백악관 커뮤니케이션 부국장은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이 인프라법을 알리기 위해 이번 주 공화당 고위직들과 함께한다"고 썼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주지사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공화당 상원의 1인자로, 지역구가 켄터키주다.
드와인 주지사는 최근 인프라법에 따라 켄터키와 오하이오를 잇는 브렌트 스펜스 다리를 복원하는 데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인 앤디 버시어가 주지사로 있는 켄터키주를 방문하지만 인프라법 자금으로 두 주를 잇는 역사적인 다리 복원 사업이 이뤄지는 만큼 행사에 참석할 것이란 얘기다. 오하이오주는 켄터키 북쪽에 접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 새해 공식 업무에 복귀한다. 통상 타지역 방문이 사전 공지된다는 점에서 켄터키 행사가 그의 첫 외부 공식 일정이 될 전망이다.
집권 3년 차를 맞는 바이든 대통령이 새해 첫 외부 일정을 '맞수'인 공화당 지도부와 함께 하는 것은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 지형 변화에 맞춰 향후 2년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상원의 경우 민주당이 다수당을 수성했지만, 하원을 공화당에 뺏긴 상황에서 협치하지 않고서는 원활한 국정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더힐은 "이번 행사는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초당주의를 강조하길 바라는 백악관의 방식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앞서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언론담당 부보좌관은 성탄 연휴 직전에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를 정당 앞에 두고, 무엇보다 미국 가정의 필요에 꾸준히 초점을 맞추면서 의회 양당에 손을 내밀며 새해를 맞는다"고 말한 바 있다.
베이츠 부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비용을 절감하고 해외로부터 더 많은 일자리를 가져오고, 총기 폭력으로부터 더 많은 생명을 구하며, 미국인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계속 협력하길 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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