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훼손' 과격시위에 여론 등돌리자…기후활동가 "그만할것"

입력 2023-01-02 10:32  

'명화 훼손' 과격시위에 여론 등돌리자…기후활동가 "그만할것"
멸종저항 "공공훼손 잠정 배제, 접착제·페인트 내려두고 시위"
"게릴라 깡패들 징역형" 제재 강화에 대중 부정적 시선도 영향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유럽의 한 기후활동 단체가 명화 훼손 등 여론의 반응이 차가운 과격한 시위 방식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XR)은 이날 '그만둔다'(We quit)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새해를 맞아 공공훼손을 주요 시위 수단에서 잠정적으로 배제하는 다소 논쟁적인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XR은 모든 이들이 우리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며 "올해 우리는 체포보다 참여를, 방해물보다 관계를 우선순위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XR은 오는 4월 21일 예정된 시위와 관련해서도 "바리게이트와 접착제, 페인트는 두고 오라"며 10만 명이 런던 의사당을 둘러쌀 수 있도록 다른 활동가들도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XR의 이번 결정은 과격 시위에 대한 당국의 제재가 강화하고, 대중도 점차 등을 돌리기 시작하는 분위기 속에서 나왔다.
2018년 출범한 XR은 의회 광장에 나무를 심거나 버킹엄궁 문을 가로막는 등 시민불복종운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은행 본사 창문을 깨트리는 등 폭력적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에 전시 중이던 파블로 피카소의 명화 '한국에서의 학살'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붙이는 시위를 벌여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영국 정부는 날로 과격해지는 시위에 대응, 법적 처벌을 강화하는 공공질서법안을 마련했다.
'핵심 국가 기반시설에 대한 간섭'과 '점거' 등 활동을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르면 최대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영국 내무장관은 이 법안을 공개할 당시 극렬 활동가들을 가리켜 "게릴라 전술을 쓰는 깡패들이자 파괴자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명화들이 처참하게 훼손되는 모습에 대중들도 차갑게 돌아서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작년 3분기 영국인 1천1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XR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는 21%에 불과했다.
다만 XR의 이러한 방향 전환은 과격시위를 고집해온 기후활동가들에게 새로운 논쟁거리로 다가올 전망이다.
영국의 다른 단체 '저스트스톱오일'(Just Stop Oil)은 최근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에 페인트를 뿌리는 등 명화 훼손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XR은 시위 방식 변경을 놓고 "불편하거나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누구도 혼자 이뤄낼 수는 없고 하나의 단체가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acui7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