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 북부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새해 첫날 발생한 물류 장애는 에버그린 그룹(長榮集團)의 연말 보너스 분쟁 탓이라고 중국시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룹의 연말 보너스 지급에 불만을 가진 에바항공서비스회사(EGAS)의 수하물 탑재·하역과 지상조업 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직원 100여 명이 집단으로 휴가를 내 전날 물류 장애 사태가 일어났다.
타오위안 공항에서는 전날 오후 7시까지 출발 44편과 도착 35편 등 에바항공(EVA AIR) 79편이 운항 차질을 빚었으며 여행객 4천여 명이 최소 2시간여 동안 영향을 받았다고 연합보가 전했다.
이번 사태는 장기적인 인력난과 과중한 업무량으로 인해 불만이 높아지는 가운데 그룹 내 연말 보너스 지급액 차별로 발생했다.
에버그린 그룹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린 해운사 에버그린 마린(長榮海運)의 직원에게 급여의 45개월분에 달하는 연말 보너스 지급을 결정했다.
반면 에바항공은 3개월분을 지급하고, 흑자를 낸 자회사 EGAS에는 1개월분만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 EGAS 직원들은 연말 보너스 지급액에 대한 항의와 함께 준법 준수에 들어가기로 했다.
노조가 없는 EGAS 직원들은 회사에서 연말 보너스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달 20일부터 시작하는 열흘 간의 춘제(春節·설)와 내달 25일부터 나흘간의 연휴까지 계속 준법 근무를 위한 휴가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궈차이 교통부장(장관)과 린궈셴 민항국장은 이 사태의 여파로 서비스가 지연되고 고객의 원성이 높아지자 에바항공과 EGAS 고위층에 연락해 여행객의 권익 보호와 사태를 해결하라고 요청했다.
대만 교통부 민항국은 전날 EGAS의 오전 근무자 327명 가운데 97명, 오후 근무자 291명 가운데 54명 등 151명이 법률에 따른 초과근무를 거부하면서 휴가를 신청한 것으로 파악했다.
민항국 자료에 따르면 EGAS 직원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2천490명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감염의 위험, 화물운송의 증가로 인한 업무량 증가 및 보다 좋은 조건을 내세운 제3 항공사인 스타룩스로 이직함에 따라 현재는 1천890명으로 줄어들었다.
EGAS는 북부 쑹산 국제공항과 타오위안 국제공항, 중부 타이중 국제공항, 남부 가오슝 국제공항 등에서 에바항공 외에 아시아나항공, 싱가포르항공, 뉴질랜드항공, 전일본공수(ANA) 등 외국 국적 항공사의 수하물 및 지상조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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