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대 규모 선전 화창베이 전자상가 개점휴업 상태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방역 완화 이후 코로나19 감염자 폭증에 따라 조업을 할 수 없게 된 중국 남방의 제조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일찌감치 '춘제 동면'에 들어갔다.
3일 광저우 교민들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 거점인 광저우나 '기술 허브' 선전의 많은 제조업체가 지난달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춘제 휴업'에 들어갔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는 올해는 22일이다.
한 교민은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감염될 것을 우려한 농민공들이 서둘러 귀향해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쓰촨 등 서부지역 출신 농민공들이 많은 이 지역 제조업체들은 통상 춘제 보름 전부터 농민공들을 돌려보내고, 정월 대보름까지 쉬는데 올해는 한 달 이상 앞당겨 휴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광저우의 한 조선족 기업인은 "제조업체들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파장 분위기"라며 "감염된 직원이 복귀하면 또 다른 직원이 감염돼 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져 사무용 빌딩이 텅텅 비고, 도심 번화가는 인적이 끊겨 한산하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의 최대 전자상가인 선전 화창베이도 지난달부터 손님들 발길이 뚝 끊겼고, 문을 닫은 점포도 많아 개점 휴업 상태"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됐던 때를 빼고는 이런 적이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이날 중국에 진출한 대만 기업인들을 인용,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참혹한 수준"이라며 "감염되지 않은 노동자들을 찾기 어려워 제조업체들이 불가피하게 춘제 휴업을 앞당기고 있다"고 전했다.
장쑤성 쿤산의 한 대만 업체 관계자는 "노동자 절반 이상이 감염돼 공장 가동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지난달 25일부터 조업을 중단하고 춘제 휴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로 코로나 시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시는 봉쇄 조치가 내려져도 폐쇄 루프 방식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쑤저우 우장의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회사 직원·노동자가 대부분 감염돼 지난달 중순 농민공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냈다"며 "예년에는 연말에 임금을 정산했지만, 감염자가 폭증하고, 주문도 크게 줄어 휴가를 앞당겼다"고 밝혔다.
한 대만 기업인은 "중국에 진출한 대만인들은 샤오녠예(小年夜·작은 춘제)인 음력 섣달 23일(올해 1월 14일) 대만으로 돌아가 춘제를 지내고 돌아오는데 올해는 일찌감치 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기업인들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당국이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방역을 완화했다"며 "감염자들을 찾아내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에만 매달리면서 접종 1년여가 돼 백신의 효능이 떨어질 시점인데도 추가 접종 계획을 세우지 않았고, 해열제 등 약품 공급도 차질을 빚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3년간 반복된 코로나19 확산과 봉쇄로 타격이 컸는데 방역 완화 이후 상황이 더 악화했다"며 "낙관적으로 보면 3개월 이내에 일상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코로나19 파동이 몇 차례 더 올 수도 있어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고 불확실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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