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에 항공 전술 가르친 미 해병, 대가로 1억 원 받아

입력 2023-01-03 16:28   수정 2023-01-03 16:32

중국군에 항공 전술 가르친 미 해병, 대가로 1억 원 받아
'전투기 조종 가이드' 등 명목으로 1천여만원씩 12차례 수령
'NATO 기준 항공 경험자'가 조건…중국에 "자녀들 여생 보장"요구도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중국군에 항공 전술을 가르쳤다가 체포된 전직 미 해병대 전투기 조종사가 훈련 제공 대가로 10만달러(약 1억3천만원) 이상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 정부는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서 대니얼 듀건이 중국군 훈련으로 1회 9천500달러에서 9천900달러씩 총 12차례에 걸쳐 대가를 지불받았다고 밝혔다.
관련 영수증을 살펴보면 지불 명목은 '자기계발훈련: 임무 성공을 위한 전투기 조종사 가이드' 강연, 중국 항모 훈련 프로그램 검토에 대한 평가서 작성 등이다.
금전 출처는 "중국 정부 및 군을 위해 군사 장비와 기술 관련 데이터를 정보를 취득한" 중국의 한 사업체로 확인됐다고 미 정부는 파악했다.
앞서 로이터통신 듀건이 미 군수업체를 해킹해 전투기 관련 정보를 빼낸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사업가 쑤빈과 연관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공소장에 따르면 듀건이 훈련을 제공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행학교는 훈련 담당자에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기준에 맞는 해군 항공 관련 지식과 경험' 등 조건을 내걸었다.
듀건은 훈련 제공과 관련해 중국 국적자와 직접 협의를 진행했고, 2012년 9월 보낸 한 이메일에서는 "결과적으로 자녀들의 여생도 보장받게 되길 바란다"고 적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듀건이 제공하기로 한 서비스에는 군 조종사 훈련생 평가, 해군 항공 관련 장비 시험, 항공모함 이륙 및 착륙과 관련된 전술·기술·과정 설명 등이 포함돼 있었다.
미 정부는 공소장에 듀건이 '딩산싱', '딘산칭', 'DSQ', '이반' 등 가명으로 활동했으며 "중국에서 항공 관련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명시했다.
듀건은 앞서 불법 방위사업 수출과 돈세탁, 무기수출통제법 위반, 무기 규제 국제거래 위반 등 4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미 정부에 따르면 듀건 외에도 공범 8명이 중국군 조종사를 상대로 군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관여했다.
듀건은 작년 10월 미 연방수사국(FBI)의 요청으로 호주에서 체포됐으며,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도 받아들여진 상황이다.
듀건의 변호인에 따르면 그는 미국과 호주의 법률뿐 아니라 국제법도 전혀 위반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cui7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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