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일 7천명 사면·'미얀마의 빈 라덴' 승려 등 국가유공자 포상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 수장이 4일 국제사회의 제재를 '내정 간섭'이라고 비난하면서 중국과 태국 등 우호적인 관계의 일부 국가에는 감사를 표했다.
AFP 등 외신과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이날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군정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해 "내정에 개입하려는 국가와 기구들의 방해"라며 비판했다.
동시에 그는 중국, 인도, 태국, 라오스, 방글라데시 등을 거론하며 "압박과 비판, 공격 속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협력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그는 올해 예정된 총선과 관련해서는 정당들과 비례대표제에 관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군정은 총선을 앞두고 군부 관련 정당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는 비례대표제 도입을 추진해왔다.
군정은 이날 7천12명을 사면한다고 발표했다. 정치범 포함 여부 등 구체적인 사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군정은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지난 2일 국가 유공자 포상도 했다. '미얀마의 빈 라덴'으로 알려진 반이슬람 극우 성향 승려 위라투와 1962년 쿠데타로 집권해 1988년까지 장기집권한 네 윈의 딸 등이 상을 받았다.
극우 성향 불교단체 '마 바 타'(Ma Ba Tha, 민족종교 보호를 위한 애국 연합)의 지도자인 위라투는 로힝야족 탄압 등 미얀마의 반이슬람 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과격한 언동으로 반무슬림 정서를 부추겨 '미얀마의 빈 라덴'이라는 별칭을 얻었고,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3년 '불교 테러의 얼굴'로 그를 표지에 올리기도 했다.
위라투는 쿠데타 이전부터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독재자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군부를 지지했다. 문민정부 시절 폭동선동 혐의로 구속된 위라투는 군사정권에 의해 사면됐다.
군부는 수치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선거 조작 및 부패 등 혐의 19개로 기소된 수치 고문은 군정법원에서 총 33년 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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