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백신거부자 등 백신 음모론 유포…관리 허술로 급속 확산"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프로풋볼(NFL) 신시내티 벵골스와 버펄로 빌스의 경기에서 한 선수가 의식불명에 빠진 후 트위터에서 코로나19에 관한 거짓 정보가 난무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버펄로의 세이프티(수비수) 다마르 햄린이 쓰러진 후 수 분 만에 트위터에 근거 없는 코로나 거짓 정보가 유포되기 시작했다며 백신 거부자와 우파 선동가들이 아무 증거 없이 그의 부상을 코로나 백신과 연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트윗은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후 코로나 거짓 정보에 대한 관리 정책을 후퇴시킨 데 힘입어 수백만뷰를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친트럼프 활동가이자 청년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대표인 찰리 커크가 올린 '이것은 비극이고 이젠 너무나 익숙한 장면이다 : 선수들이 갑자기 쓰러지고 있다'는 트윗은 이날 조회 수가 1천만뷰에 육박했다.
에머럴드 로빈슨 전 뉴스맥스 기자가 올린 "햄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두 안다. 스포츠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요구된 후 전 세계 많은 선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라는 트윗은 200만뷰를 넘겼다.
하지만 햄린의 사고와 백신을 연결 짓는 것은 모두 거짓 정보다. 그가 의식불명에 빠진 원인은 현재까지 알려진 게 거의 없고 그가 코로나 백신을 접종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버벌로 빌스는 햄린이 심장마비를 일으켰다고 발표했으며, 경기 영상을 본 심장전문의 2명은 그가 가슴을 강하게 부딪친 뒤 심장 박동 리듬 이상으로 뇌로 가는 혈류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WP는 이런 거짓정보가 빠르게 널리 확산한 것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코로나에 관한 근거 없는 주장이 저항을 거의 받지 않고 트위터 전체로 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특히 트위터가 유명한 백신 거부자를 포함해 거짓 정보 유포 등으로 정지됐던 많은 사람의 계정을 '언론 자유' 보호를 명목으로 복원한 것도 코로나19 거짓 정보가 다시 확산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소셜미디어 전문가들은 햄린 선수의 현 상태에 대한 정보가 거의 알려지지 않아 대중이 궁금해한다는 점이 이런 사고를 코로나 백신과 연결 지으려는 백신 거부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해 뒤 거짓 정보 관리 정책을 완화한 뒤 트위터에서 코로나 거짓 정보를 찾는 게 이전보다 훨씬 쉬워졌고 그런 내용이 확산하는 것을 막는 장벽도 거의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공중보건 전문가들과 소셜미디어 연구자들은 팬데믹으로 미국에서 여전히 감염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거짓 정보는 코로나 백신 접종에 대한 두려움을 더욱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호주연방대 나오미 스미스 교수는 "의료 전문가들이 부스터샷 접종을 권하는 시기에 이런 거짓 트윗이 사람들에게 '의심의 씨앗'을 심을 수 있다"며 "코로나 거짓 정보는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을 실제로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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