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PBS 역사 프로 출연…계보 분석서 '12대조 할머니' 확인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파이트클럽' 등 영화에 출연한 미국 유명 배우 에드워드 노튼(53)이 아메리카 원주민과 영국 정착민 간의 평화 관계 정착에 기여한 인물인 '포카혼타스'의 12대 후손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노튼은 전날 방영된 미국 공영방송(PBS)의 역사 프로그램 '뿌리를 찾아라'에 출연했다가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포카혼타스와 영국 출신 정착민 존 롤프의 후손이란 이야기를 듣고 자랐으나 소문에 불과하다고 치부해 왔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 진행자인 역사학자 헨리 루이스 게이츠 주니어는 "포카혼타스는 정말로 당신의 12대조 할머니가 맞다"고 단언했다.
그는 "서류상 직접적인 흔적이 있어서 당신(노튼)과 12대 조부모 존 롤프와 포카혼타스 간의 관계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1596년 미국 동부지역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 연합체를 지배하는 추장의 딸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포카혼타스는 1614년 4월 5일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에서 농장주였던 롤프와 결혼식을 올렸다.
원주민이면서도 영어를 구사하고 기독교인이었던 포카혼타스는 1616년 런던을 방문해 영국 사교계의 유명인사가 됐으나 3년 뒤 귀국을 앞두고 잉글랜드 그레이브젠드에서 병사했다. 롤프도 1622년 3월 사망했다.
두 사람의 유일한 자손은 1615년 태어난 아들 토머스였는데 그로부터 노튼까지 계보가 이어진다는 것이 게이츠의 설명이다.
포카혼타스는 원주민에 붙들려 처형될 신세였던 영국 탐험가 존 스미스의 목숨을 구했다는 전설로 잘 알려져 있다.
스미스는 영국으로 돌아가 이런 경험담을 책으로 펴냈고, 이는 정착민과 원주민 간 교류가 확대되고 더 많은 유럽인이 미 대륙으로 향하는 계기가 됐다.
그런 그의 이야기는 디즈니의 1995년작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다만, 해당 작품은 스미스와 포카혼타스의 로맨스를 다루고 있는데 실제로는 스미스를 구할 당시 포카혼타스는 12살에 불과했던 만큼 사실과는 거리가 먼 내용을 다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노튼은 자신이 포카혼타스의 후손이란 사실을 확인하게 된 건 "인간의 역사 전체에 비춰볼 때 우리는 하나의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노튼의 조상 중 한 명이 55세 남성과 37세 여성, 4∼10살 소녀 5명으로 구성된 흑인 일가족을 노예로 소유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말에 노튼은 "단적으로 말하자면 불편하고, 이건 불편해야만 할 일"이라면서 "8살 노예란 문구를 읽었을 땐 그저 죽고 싶었다. 이건 이 나라의 역사에 대한 심판이며 맞서 싸워야만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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