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릴 총대주교, 정교회 성탄시즌에 양국 '휴전' 촉구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러시아 측이 휴전을 선언하는 방안을 제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내 지역들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땅으로 인정한다면 대화할 뜻이 있다고 답했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면서 "평화 협상을 하려면 휴전과 공정한 해결책을 찾자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측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중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번 제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 키릴 총대주교가 오는 6∼7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하고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것을 촉구한 점도 계기가 됐다고 부연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이날 "전쟁 당사국이 6일 낮 12시부터 7일 밤 12시까지 휴전을 하고 정교회를 믿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교회는 개신교, 가톨릭의 성탄절보다 13일 늦은 1월7일을 성탄절로 기념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통화를 나누며 휴전 선언을 제안해 볼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휴전 선언 제의에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영토 현실을 고려하라는 요구 사항을 이행한다면 대화를 진지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점령한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자포리자, 헤르손 등지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한다면 평화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스관 프로젝트와 원자력 발전소 건설 문제를 비롯해 에너지·무역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이날 대화했다고 크렘린궁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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