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슬람주의·이슬람 혐오와의 싸움…프랑스 정부 책임"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프랑스 주간지가 이란 최고지도자의 풍자만화를 출판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란 정부가 자국 내 프랑스 연구 기관을 폐쇄했다.
이란 외무부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풍자만화 출판 대응 조치로 테헤란에 있는 '이란 프랑스연구소'(French Institute for Research in Iran) 활동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이는 반이슬람주의, 이슬람 혐오와의 싸움"이라면서 "프랑스 정부는 증오의 출판물이 발간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연구소는 프랑스 정부 산하 기관으로 고고학·이란학 등의 연구가 이뤄지며 양국 우호 관계를 보여주는 시설이라고 AFP 통신은 설명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최근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캐리커처가 포함된 풍자만화를 출판했다.
만화와 관련해 로랑 리스 수리소 샤를리 에브도 편집자는 "1979년 이후 이란 국민을 억압해온 신정에 맞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이란 남성과 여성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은 즉각 자국 주재 프랑스 대사를 초치하고 프랑스 정부에 항의했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최고지도자는 국가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권력의 정점이다.
전날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종교·정치적 권위에 반하는 모욕적이고 외설적인 출판물"이라면서 "이란은 프랑스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해 말 기준 50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구금된 시위 가담자는 1만9천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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