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中대사관 대변인 성명 "모든 위협과 도발에 대응할 준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이지스 구축함인 정훈함(DDG-93)이 5일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6일 보도했다.
미 7함대도 전날 성명을 통해 대만해협은 항해의 자유가 인정되는 공해라면서 항해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이번 항해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지키려는 차원이며,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서든 비행·항해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시보는 대만해협을 통과한 이지스 구축함은 중국계 미국인을 딴 중윈(鍾雲)함으로도 불린다고 전하고, 이 구축함이 새해 처음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했다는 것도 의미가 작지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중윈은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나고 자란 중국계 후손으로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2차 세계대전 중 미 해군의 구축함 함장으로 복무했던 인물이다.
자유시보는 미 해군의 기록을 인용해 미 군함의 이번 대만해협 항해가 올해 들어 처음이며, 작년에는 8차례 항해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미국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구축함 벤폴드(DDG-65)호가 작년 11월 5일 대만해협을 통과한 바 있다.
대만해협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해협으로, 길이가 약 400㎞, 폭 150∼200㎞의 전략적 요충지이다.
미국은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영해를 제외한 해역은 '국제수역'에 해당한다면서 '항행의 자유' 작전 차원에서 군용기와 군함을 수시로 파견해왔다.
이에 중국은 주미 중국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미국은 대만해협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긴장을 고조시키며 평화·안정을 훼손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류 대변인은 "미국 군함이 항행의 자유를 행사한다며 자주 힘을 과시한다"며 "중국은 지속해서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모든 위협과 도발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으며 국가 주권과 영토를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대만해협이 중국의 내해·영해·접속수역·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대만해협에는 이른바 '국제수역'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와 더불어 중국은 대만해협에 대한 주권과 관할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 삼아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한 데 이어 지난 성탄절에도 군용기 71대를 동원해 대만 주변에서 무력 시위를 전개한 바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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