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밀반입 등 혐의로 2021년 투옥…루카셴코 정권 반대 운동 주도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지난해 투옥 상태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벨라루스의 인권운동가 알레시 비알리아츠키(60)에 대한 재판이 5일(현지시간) 시작됐다고 타스 통신·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지난 2021년 벨라루스의 대선 부정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비알리아츠키는 지난해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CCL) 등과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으나 여전히 감옥에서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의 레닌구역 법원은 이날 비알리아츠키와 다른 2명의 인권운동가에 대한 재판을 개시했다.
현지 인권운동단체 '뱌스나'(봄)를 이끈 이들은 외화 밀반입과 불법 시위 조직 및 참가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벨라루스 사법 당국은 이들이 지난 2016년 4월에서 2021년 7월 사이 해외에 개설한 계좌로 들어온 기부금 20만 유로(약 2억6천만 원) 이상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벨라루스로 들여온 혐의를 제기했다.
또 이들이 2020년 8월 대선 이후 촉발된 대규모 부정선거 항의 시위를 불법하게 조직하고 시위 행사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도 씌웠다. 유죄판결이 내려지면 이들은 최대 12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벨라루스의 대표적 반체제 인사인 비알리아츠키는 수감된 정치범들을 위한 후원금을 모으고 세금을 회피했다는 이유로 지난 2011년에 4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2년 반 만에 석방됐었다.
하지만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6연임으로 이어진 2020년 대선 이후 시작된 부정선거 항의 시위가 해를 넘기며 계속되는 와중에 2021년 7월 또다시 체포됐다.
그는 이후 재판도 받지 못한 채 계속 수감돼 왔다.
비알리아츠키는 루카셴코 대통령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1996년 '뱌스나'(봄)라는 인권단체를 설립해 투옥된 반체제 인사들과 그들의 가족을 지원하는 데 앞장서 정권과 마찰을 빚었다.
뱌스나는 이후 정치범에 대한 루카셴코 정권의 탄압과 고문을 기록하고 항의하는 등의 광범위한 인권 활동을 펼치며 벨라루스의 대표적 반체제 단체로 떠올랐다.
1994년 처음 권좌에 오른 뒤 헌법을 고쳐가며 6연임을 이어가고 있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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