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들 전기료·원자잿값 급등에 생산 차질
마크롱 "조상의 기법"…업계 전기료 계약 재검토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생산비용 상승 때문에 '국민 빵' 바게트를 만들기가 어려워진 제빵업계에 전기료 재조정 등을 통한 구제를 약속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제궁에 모인 파리 제빵사 대표들에게 "바게트는 단순히 물과 밀가루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조상의 기법이 깃들어 있는 빵"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런데도 현재 제빵업계는 전기료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에너지 공급 업체에 제빵업계와 맺은 기존의 전력 공급 계약을 이달 다시 검토하도록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말 전기료 기준가를 메가와트시(MWh)당 약 280유로(약 37만4천 원)로 설정했는데, 이 이상 가격으로 책정된 계약에 재조정을 요구한다는 설명이다.
전력사용 요금을 다시 책정받을 대상에는 제빵업계뿐 아니라 정육점을 비롯한 모든 소규모 사업체가 포함된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밀가루, 버터, 설탕 등 제과·제빵에 필요한 재룟값이 오른 데 이어 전기료까지 치솟으면서 제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비자가 사용하는 전기료 인상에는 상한을 뒀으나 사업자를 대상으로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불만이 커지자 이날 이 같은 대책을 내놓으면서 "소외 계층이 파산을 면하도록 정부가 세금으로 돕는 동안 일부 계층이 거대한 이익을 가져가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도 3일 에너지 공급 업체 관계자와 회의를 연 후 제빵사 상황에 따라 에너지 공급 계약을 다시 체결할 수 있도록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르메르 장관은 당시 '바게트의 장인 노하우와 문화'가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재로 등재된 지 한 달 만에 제빵업계를 절망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도 제빵사를 대상으로 겨울철 전기 요금을 분납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바 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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